한국과 터키는 심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다. 아시아 대륙 동쪽 끝과 서쪽 끝에 위치한 두 나라는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있다. 고구려와 북방의 역사를 함께 쓴 돌궐인이 터키인의 조상이라는 설도 있다. 두 나라의 극적인 만남은 2002년 월드컵 3,4위전 때다. 경기 시작 직전 터키의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대형 터키 국기가 등장했다. 관중은 한국 팀에 못지않은 큰 환호를 했고, 중계를 본 터키인들은 감격해 했다. 경기 직후에는 양국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하며 동과 서의 형제애를 만끽했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지난 요즘에도 터키는 친근감으로 다가온다. 특히 머리카락으로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터키가 참 좋은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다. 모발이식 강국인 터키에 가면 희망을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전파되고 있다. 모발 카페 등에는 터키에서 머리카락 이식을 한 경험담이 가끔 실린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최근 4년간 1000여 명이 터키에서 모발이식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모발이식 강국이고, 탈모치료 강국이다. 그런데 왜 터키로 치료받으러 갈까. 가장 큰 이유는 돈으로 보인다. 터키의 이식 비용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항공비를 계산해도 경제적일 수 있다. 비싼 비용 대신 싼 가격을 찾는 흐름은 시장경제 논리로 볼 때 당연하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일부 사람은 모발 이식을 하면 탈모치료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모발이식을 해도 안드로겐형 탈모는 DHT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해야 기존의 머리카락을 유지할 수 있다. 게다가 모든 수술이나 시술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당장 현재의 비용이 저렴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배 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탈모치료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신의 모발을 재생시키는 것이다. 모발이식은 빠진 머리카락을 다시 회복시킬 수 없을 때 하는 게 좋다. 탈모가 된 지 수년이 지났어도, 모낭이 살아 있으면 머리카락은 다시 날 수 있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탈모 11가지 약으로 탈출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