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문화재단이 3월 개관한 ‘넷마블게임박물관’
소장품 2100여점, 내·외부 기증품 700여점 망라
게임의 ‘역사·산업 문화’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
첫 기획전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
최초 상업용 게임기·고전 게임 등 볼거리 즐비해
할 거 많고 볼 거 많은 바쁜 시대. CNB뉴스가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먼저 가서 눈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합니다. 이번에는 게임사(史)를 아우르는 넷마블게임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박물관은 특정 주제를 따른다. 역사, 자연사가 일반적이고 심지어 연필의 모든 것을 담은 박물관도 있다. 그렇기에 박물관의 주제가 궁금하면 앞에 붙는 단어를 보면 된다. 이를테면 최근 개관한 게임박물관은 게임의 자취를 집요하게 따르고 있다.
넷마블문화재단이 지난달 구로구 지타워에 문 연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국내외 게임 관련 소장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자, 다양한 게임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는 학습 공간이며, 추억의 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놀이 공간이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어린이·청소년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점잖은 박물관의 전복…게임으로 신나게
넷마블게임박물관을 찾은 지난 8일. 입장부터 퇴장까지 마주한 것은 역시나 게임이었다.
먼저, 볼거리가 풍족했다. 이곳은 2022년부터 시민과 사내 기증으로 700여점을 기증받아 초기 콘솔 게임기부터 현재까지 게임기기 300여점, 게임소프트웨어 1300여점, 주변기기 및 기타 소장품 등 총 21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주요 소장품으로는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를 비롯해 ‘오디세이’, ‘가정용 퐁’, ‘애플2’, ‘재믹스’, ‘겜보이’ 등이 있다. 어릴 적 8비트 게임을 즐겨하던 어른이라면 분명 박물관에 들어가는 순간 타임머신을 탄 느낌으로 유년 시절의 나로 돌아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넷마블게임박물관 관장으로 선임된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는 “게임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넷마블게임박물관을 건립했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하고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의 가치를 더 높이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 관장은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게임이 가진 힘을 연구하고 다양한 게임 콘텐츠 속에서 문화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매년 다른 주제의 기획전을 개최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경험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게임 역사’, ‘게임 세상’, ‘게임 문화’ 등 3가지 전시 공간으로 구분돼 있다. 먼저 ‘게임 역사’ 공간은 국내외 게임 산업의 발전사를 돌아보며 게임이 시대와 사회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게임 역사 흐름에 따라 전시된 넷마블게임박물관의 소장품들을 보며 다양한 시절의 게임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게임 역사’ 공간은 ‘인트로시어터’, ‘보이는 수장고’, 게임의 역사를 감상하는 ‘상설 전시’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인트로시어터에 들어서면 대형화면이 반겨준다. 이곳에서는 영상으로 게임의 역사를 소개해준다.
게임은 아주 오래전 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인간의 사냥 활동은 살아남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나 목표를 향해 창과 돌을 맞추는 최초의 게임이기도 하다는 내용으로 시작해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보드게임’, 이집트 시대 전통놀이인 우리 윷놀이와 비슷한 게임인 ‘세넷’, 중세시대의 ‘체스게임’ 등을 소개하며 게임은 우리 역사와 함께 언제나 함께 있었다고 소개해주고 있다.
이어 현대 컴퓨터의 발명으로 전자 게임의 시대와 콘솔 게임의 등장, 인터넷의 발달로 생긴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과 함께 앞으로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의 새로운 게임 시대라 도래할 것이라고 게임의 역사를 시대별로 친근한 영상으로 설명이 이어졌다.
영상을 끝으로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면 ‘보이는 수장고’와 ‘상설전시’ 공간이 나온다. 보이는 수장고는 소장품을 개방형으로 보관 전시하는 공간이다. 게임 콘솔, 소프트웨어 등 유리장 너머로 관람하면서 더 많은 게임문화 유산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상설전시 공간은 ‘컴퓨터와의 상호작용’, ‘연구소를 벗어난 게임’, ‘이야기가 있는 게임’, ‘한국 게임의 시작’ 등의 주제로 초창기 연구소 컴퓨터와 초기 가정용 게임기를 구경할 수 있다. 어릴 적 게임팩을 후후 불면서 게임기에 꽂고 마리오, 닌자 게임, 총 게임 등 8비트 게임기기를 즐겼던 어른이라면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체험 요소도 가득
게임 역사 공간을 뒤로하고 나오는 곳은 ‘게임 세상’이다.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체험할 수 있다. 게임 직업을 알아보고 나만의 게임 캐릭터를 만들며, 시대별 게임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또 게임이 만들어지는 직업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게임 제작 프로세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캐릭터 플레이’, 게임 사운드의 역사를 들어볼 수 있는 ‘게임 사운드트랙’으로 구성돼 있어 게임 제작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구미가 당기는 곳이다.
그 다음 공간은 ‘게임 문화’ 공간이다. ‘라이브러리’, ‘기획전시실’, ‘플레이 컬렉션’로 나뉜다. 게임 자료를 학습하고 추억의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는 연구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라이브러리’에서는 다양한 게임 서적과 디지털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다. 게임과 관련된 과거의 잡지를 볼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전 아케이드, 콘솔 게임 팩을 구경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의 팩을 보고 있으면 감회가 새로워진다.
그 다음은 넷마블게임박물관의 첫 번째 기획 전시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다. 한국 게임 개발사의 계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 PC 게임의 발전 과정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추억의 고전 게임인 창세기전2 패키지를 볼 수 있다. 위엄있게 서있는 흑태자라를 다시 볼 수 있다니. 흑태자 필살기 ‘아수라파천무’의 스킬 영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감격의 눈물을 살짝 흘릴 뻔(?) 했다.
‘플레이 컬렉션’은 들어가자마자 손목 한 번 풀어주게 되는 곳이다. 오락실로 꾸며진 공간으로 과거 콘솔 게임까지 접할 수 있어 동심으로 돌아가게끔 만드는 공간이다. 100원 동전을 주머니에 한 움큼에 가득 넣고 돌아다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곳으로 조이스틱을 현란하게 돌리며 추억의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CNB뉴스=이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