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처참하고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는데, 왜 가해자는 인권을 보호받으며 법대로 처벌될까?’ 극악무도한 살인사건을 접할 때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떠올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받은 대로 되갚아주는 동해보복법을 현실적으로 재현한 소설이 출간됐다. 이 책은 소중한 사람을 흉악한 범죄자의 손에 잃은 피해자 유족들이 가해자한테 합법적으로 복수하는 과정을 다섯 편의 연작소설로 담았다.
‘복수법’이라는 가공의 법률이 허용된 세계는 분명 이 소설에만 존재하는 판타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만인에게 공평한 법을 갈구하는 간절한 희망이 내재돼 있다. 따라서 저자는 복수의 과정을 그려내면서 그것의 무의미함을 함께 드러내고, 이를 통해 불합리한 현실 세계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 소설은 복수란 무거운 주제를 통해 독자한테 생명의 가치와 삶의 의미 그리고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진중하게 묻는다.
고바야시 유카 지음 / 1만 3000원 / 예문아카이브 펴냄 / 2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