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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칼럼] 한 탈모인의 마지막 촛불과 마지막 잎새

Dr. 홍의 무명초 이야기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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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복원기자 |  2017.02.14 09:19:52

탈모인 대다수의 레퍼토리가 있다. “예전에는 머리카락이 정말 많았어요.”, “몇 년 전만 해도 까만 모발이 두상을 다 덮었어요.” 탈모 전까지 모발 기세가 왕성했음을 설명한다.

 

촛불은 꺼지기 직전에 환한 불빛으로 타오른다. 얼마 남지 않은 초는 밝고 화려하게 불탄다. 사자성어로는 회광반조(回光返照). 빛이 돌아와 비친다는 뜻이다. 해가 지기 직전에 잠깐 하늘이 밝아지는 현상이다. 사람도 죽음 직전에 잠시 정신이 맑아지는 경우가 있다. 소멸 직전에 왕성한 기운을 순간적으로 되찾기에 마지막 촛불이 아름답다는 문학적 표현도 나올 수 있다.

 

탈모인도 분명 한때는 울창한 머리카락 숲을 자랑하는 시기가 있었다. 선천적으로 받은 탈모유전인자를 의식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모발이 낙엽 지듯 떨어짐에 놀라게 된다. 탈모촉진 유전자가 강하게 작동하게 된 것이다. 탈모 유전력이 있어도 모두가 모발이 탈락하는 것은 아니다. 탈모억제 유전자가 탈모촉진 유전자를 누르면 머리카락이 무성하게 유지된다.

 

그런데 몸에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탈모억제유전자가 힘을 잃게 된다. 활성산소를 증식시키고, 탈모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환경요인은 두피염증, 스트레스, 음주, 흡연, 나이, 공해, 자외선 등 다양하다. 한 번 망가진 유전자는 회복이 쉽지 않다. 탈모가 급속하게 진행된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류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모발탈락이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포기상태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경우라도 희망이 있다. 모발회복도 그렇다. 미국 작가 O. 헨리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에 나오는 해결책이 있다.

 

여류화가 존시는 사경을 헤맨다. 그녀는 삶의 희망을 잃었다. 창밖의 담쟁이덩굴 잎이 다 지면 자신의 생명도 끝난다고 생각한다. 이를 안 같은 집에 사는 화가가 나뭇잎 하나를 벽에 그렸다. 나뭇잎은 스산한 바람이 불어도 떨어지지 않았다.

 

떨어지지 않는 나뭇잎은 생명줄이 됐다. 오래된 탈모도 치료 방법이 있다. 대머리가 된지 10, 20년이 지났어도 모발이 회복될 수 있다. 모낭이 건강한 경우다. 튼실한 모낭은 벽에 그려진 O. 헨리의 나뭇잎과 같다.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제 등을 활용한 탈모치료는 좋은 효과를 낸다. 현대인에게 탈모는 더 이상 마지막 촛불이 아니다.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잎새에 더 가깝다. 의학의 개가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탈모 11가지 약으로 탈출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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