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숙기자 |
2015.03.13 15:28:22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월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동 한국교총회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다음달 29일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모두 4곳이다.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을 등과 지난 12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추가된 인천 서·강화을이다.
김 대표와 문 대표가 대표로 선출된 이후 첫 선거라는 점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누군가는 행복한 4월, 누군가는 잔인한 4월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 출신인 김 대표와 문 대표는 경남중 선후배 사이다. 둘 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된다. 패배했을 경우 당장 ‘사퇴’가 거론될 정도로 큰 선거는 아니지만 결과에 따라 두 대표의 당내 입지는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 때문에 두 대표의 사활을 건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재보선 지역 중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높은 인천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곳은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2012년 18대 대선 때 득표율만 봐도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을에서 각각 41.4%, 46.3%, 7.8%의 지지를 받은 데 비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각각 57.7%, 53.2%, 91.8%로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재보선의 경우 투표율이 낮고 정권의 중간심판적 성격이 짙어 ‘여당의 무덤’으로 불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김무성 대표가 더 여유로운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한 석만 건지면 본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는 ‘야권연대’ 바람이 불었지만 이번에 ‘야권분열’로 표심이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옛 통진당 의원들이 출마 의사를 밝혀 야권후보 난립이 우려된다. 또 통진당의 해산으로 공석이 된 3곳에서 ‘야권연대=종북연대’의 책임론이 대두될 경우 새정치연합은 곤혹스럽게 된다.
새누리당은 최근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으로 ‘종북(從北)’의 아픈 기억을 적극 끄집어내는 모양새다. 겉으론 강력 대응을 천명한 새정치연합은 자칫 ‘야권연대의 원죄’라는 굴레에 갇힐까 내심 전전긍긍하고 있다. 때문에 선거 전략도 그동안 고집해온 ‘정권심판론’ 대신 ‘대안정당, 경제정당’ 이미지를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 곳 중에서도 선거 결과에 가장 큰 기대가 모아지는 지역은 광주 서을이다. 광주는 ‘깃발만 꽂아도 된다’는 야당의 텃밭이다.
하지만 지난 재보선 때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되는 이변을 낳은 바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더욱이 천정배 새정치연합 전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오겠다고 발표한 데다 정의당, 야권 성향 무소속 후보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어 호남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출신인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새누리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이 지역에 출마하기 위해 13일 사임했다.
정 처장이 당선되지 않는다고 해도 예상 밖의 높은 지지율을 얻으면 김무성 대표는 힘을 받게 된다. 당청 관계에서도 당이 주도권을 갖고 김 대표는 대권주자로서 행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문재인 대표가 야권분열을 막고 기존 야당 의원 의석인 3곳에다 인천 서·강화을 의석까지 거머쥔다면 계파갈등도 봉합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대권주자 지지율이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