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이를 반등시킬 계기가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설 연휴 기간 동안 밥상머리 민심을 잡기 위해 유승민 원내대표가 당 정책위에 ‘저가 담배’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알려졌지만 지지율을 상승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뿐 아니라 뚜렷한 차기 대권주자가 없다는 것도 또 다른 고민거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6~17일 2월 3주차 주간집계 결과, 새누리당은 1주일 전 대비 2.6%p 하락한 34.7%를 기록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2.0%p 상승한 33.8%를 나타냈다. 양당 격차는 0.9%p다.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상승한 데는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총리 지명 후폭풍으로 인한 결과라고 리얼미터는 분석했다.
여야 차기대선 지지도에서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이 27.5%로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7주 연속 선두를 이어갔다. 박원순 시장은 11.2%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9.0%), 4위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대표(8.2%), 5위는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6.1%), 6위는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6.0%), 7위는 이완구 국무총리(5.7%), 8위 안희정 지사(4.6%), 9위 홍준표 경남지사(4.1%), 10위 남경필 경기지사(2.3%) 순이다.
차기대선 지지도에서 김무성 대표가 3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한 자릿수에 그쳤다.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시장이 모두 두 자릿수라는 점을 볼 때 새누리당에는 차기 대선에 나설 만한 막강한 주자가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10위까지 오른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야권주자들은 4명이지만 지지율을 합치면 51.5%고, 여권주자들은 6명을 합쳐도 27.1%밖에 되지 않는다.
여권 차기주자 부문에서도 김무성 대표는 13.6%에 머물러 있다. 김문수 위원장은 9.1%, 이완구 총리는 8.1%, 정몽준 전 대표는 6.5%, 홍준표 지사는 5.0%, 유승민 원내대표는 4.6%, 남경필 지사는 3.4%, 원희룡 제주지사는 2.7%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주간집계는 16일부터 17일까지 2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전화면접 방식은 16.3%, 자동응답 방식은 7.6%였다. 통계보정은 행정자치부 국가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자세한 주간집계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대표 안일원)의 조사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야권에 비해 여권 대선 주자의 지지율이 한참 낮다는 결과는 같다.
설 연휴 직전인 17일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등에 대한 실시간 공개조사 실시 결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28.1%의 지지를 얻어 17.9%를 얻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17.0%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10%p 이상 격차를 보였다.
또한 김무성ㆍ문재인 양자대결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52.0%의 지지를 얻어 35.9%의 김무성 대표를 16.1%p 앞섰고, 김무성ㆍ박원순 양자대결에서도 박원순 시장이 50.8%로 36.3%의 김무성 대표를 14.5%p 앞서 야권 강세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ㆍ김문수ㆍ문재인ㆍ박원순ㆍ안철수ㆍ오세훈(성명순) 여섯 사람 중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대표는 28.1% 지지를 얻었다. 박원순 시장은 17.9%, 김무성 대표는 17.0%였다. 뒤이어 안철수 전 대표 9.2%, 김문수 위원장 8.1%, 오세훈 전 서울시장 7.7% 순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리서치뷰가 인터넷방송 팩트TV와 함께 전국 만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천명을 대상으로 컴퓨터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 임의전화걸기(RDD)로 진행했다. 표본은 1월말 현재 국가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했고,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다.
새누리당의 경우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경쟁 관계라는 인식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과 세종시 등 각종 현안에서 대립각을 세웠고 ‘여당 내 야당’ 소리까지 들었다. 막강한 리더십을 내세우며 견고한 지지율을 자랑했지만 현재 새누리당 내에는 그런 인물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2인자를 두지 않고 모든 사안을 손수 챙기는 박 대통령의 만기친람식 스타일도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새 지도부로 선출된 직후 김무성 대표와 함께 ‘증세 없는 복지’에 제동을 걸며 청와대와 정부의 정책 혼선을 적극 비판하는 듯 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에 선출되자마자 박 대통령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이 또한 잠시 소강상태다.
결국 새누리당이 지지율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애초에 청와대와 정부가 설익은 정책을 발표하기 전, 당청간 적극적인 소통으로 더 이상의 여론 악화를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정부가 아직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고, 이제 집권3년차인 만큼 올해까지는 정부 정책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울러 야당보다 더 야당 같은 적극성으로 정책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