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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뷰]① 영화 '쎄시봉', '국제시장'과 비교해보니

박정희 시대가 배경, 해석 따라 판단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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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정숙기자 |  2015.02.10 08:51:16

“좋은 소문 많이 내 주세요. 도와 주세요.” 지난 7일 오후 용산CGV. 영화 ‘쎄시봉(세시봉)’의 주연배우인 한효주는 관람객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허리까지 깊이 숙였다. 영화를 만든 김현석 감독과 배우 정우, 진구, 조복래 등도 한 목소리로 “입소문 좀 많이 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속에서도 한효주의 말은 더욱 절절하게 들렸다. 왜 그랬을까.

▲7일 오후 용산CGV에서 무대인사를 하고 있는 영화 '쎄시봉' 감독과 배우들(사진=CNB)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과 ‘쎄시봉(감독 김현석)’은 공통점이 있다. 몇 십 년 전 추억을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두 영화 모두 박정희 시대가 배경이다. 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은 물론 그림자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해석하기에 따라 국제시장은 박정희 시대 빈곤 탈출을 목표로 한 산업화 세대를 긍정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쎄시봉은 반대로 ‘대마초 파동’ 등 어두운 면을 그린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주인공인 윤덕수(황정민 분)와 오근태(정우 분)의 고향은 부산이 아니다. 그러나 부산에서 자란 설정으로 부산 사투리를 들을 수 있다. 배급사는 CJ엔터테인먼트다.
 
두 영화 모두 개봉 전부터 적잖은 논란에 휩싸였다. 국제시장은 박정희 시대를 미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J그룹이 감옥에 있는 이재현 회장의 가석방ㆍ사면을 위해 ‘창조경제’를 적극 홍보한 데 이어 국제시장을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일부 평론가들이 “토 나온다”, “극우들의 성감대 자극” 등으로 맹비난하면서 정치적 논쟁까지 불러일으켰다.

부산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아버지로서 아들 고윤이 출연한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부모가 흥남철수 때 피란민이었다는 점이 알려졌고, 관람 후 “정치적 해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은 일단락됐다. 

뒤늦게 관람한 박근혜 대통령은 영화를 보는 동안 눈물을 흘렸다. 또 “좋은 문화콘텐츠는 사회 통합에도 도움을 주고 기여한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영화 관람 이후 천만 명을 넘기며 잠시 주춤했던 관객수가 다시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5일 개봉한 쎄시봉은 60년대 후반 서울 무교동의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했다. 영화에는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가수 조영남(김인권 분)과 윤형주(강하늘 분), 송창식(조복래 분), 이장희(진구 분) 등의 실명이 등장한다. 60~70년대를 살아온 이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다. 한효주는 영화 속에서 오근태의 연인 민자영으로 나온다.

쎄시봉은 개봉도 하기 전에 ‘평점테러’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누리꾼들은 영화를 보지도 않고 10점 만점에 1점 또는 2점을 줬다. 논란의 중심에는 한효주가 있었다. 한효주가 논란이 된 이유는 다름 아닌 남동생 때문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까지 방송된 김일병 자살 사건에 한효주의 남동생인 한중위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해 5월 한효주는 동생의 일로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른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고라니 선행’ 기사가 함께 떴다가 삭제되면서 언론플레이 의혹을 받는 등 비난에 직면했다. 갑론을박도 많았다. ‘연좌제는 안 된다, 한효주 혼자 출연한 영화가 아니다’ 등으로 두둔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논란 끝에 영화는 개봉했다. 개봉 전 평점은 낮았다. 하지만 개봉 후 영화를 본 관람객 사이의 평점은 나쁘지 않다. 무대에 선 한효주는 누구보다 절실해 보였다. 추후 가족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돌파할 지도 관심사다. 동생을 대신해서 사과한다면 오히려 동정여론이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영화는 볼 만하다. 6070과 7080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영화가 끝나고 곳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주제곡인 웨딩케이크는 귓가에 맴돈다. 젊은 세대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영화관에 중장년층을 끌어들이며 가족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원동력도 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한효주가 맡은 민자영 역은 자유분방하면서도 현실적이다. 풋풋한 첫사랑 이미지는 아니지만 나름 매력적인 캐릭터다. 영화 쎄시봉은 8일까지 누적관객수 64만 명을 기록했다. 영화를 둘러싼 잡음을 잠재우고 흥행가도를 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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