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11일 치러지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출마후보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선거일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직 조합장에게 절대 유리한 방식이라는 의견도 많다.
3일 춘천시가 주최하고 춘천시농업인단체협의회가 주관한 제19회 농업인의 날 한마당 큰잔치가 열렸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신북농협, 동춘천농협, 남산농협, 동면농협, 서춘천농협, 춘천농협이 각각 별도의 부스를 설치하고 농업인과 시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등 화합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내년 조합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자들의 모습이었다.
이들은 행사장을 찾은 농업인과 조합원 등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근황을 묻는 등 얼굴 알리기에 분주했다.
다만 후보등록일 이전 지지호소 등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돼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내년 전국 동시 선거로 치러지는 도내 조합장 선거는 지역농협 등 71개, 축협 11개, 인삼협 1개 등 83개소와 수협 9개소 등 농·축·수협에서만 91곳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조합원 수는 농·축협 14만2000여명, 수협 5800여명으로 총 14만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6·4지방선거 도내 유권자 수 125만명의 12.0% 수준으로 2016년 4월 13일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을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미니 지방선거'로도 불린다.
내년 조합장 선거는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선거사무가 오는 지난 9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위탁됐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출마예상자들은 공선법 자체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은 공직선거법이 허용하는 합동연설회, 공개토론회, 언론사 대담토론회 등은 못하는 대신 선거공보, 선거벽보, 어깨띠, 소품, 전화-정보통신망은 허용됐다.
하지만 새로 조합장에 도전하는 후보의 경우 조합원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현직 조합장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입장이다.
현재 단위농협 중역으로 근무중인 한 출마예정자는 "선거운동 기간은 고작 13일 뿐"이라며 "후보 등록 이후 조합원 명부를 열람할 수 있고 그 이전에 조합원에게 지지를 부탁하는 것 자체가 선거법 위반인 상황에서 현직 조합장이 출마하는 경우 힘든 싸움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농업에 종사하는 출마예정자도 "조합원들 사이엔 출마예정자들이 조금씩 거론되고 있고 연말 쯤이면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를 것"이라며 "조합원마다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 만큼 내놓고 지지를 호소할 수도 없어 시간이 갈수록 답답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춘천지역 단위조합의 경우 조합원 수는 1000~1800명 가량으로 조합원의 실 거주지도 농촌과 도심지 또는 타 지역으로 분산돼 있어 선거운동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편 강원도 내 83개 농·축협 조합장과 18개 농협 시군지부장 등 110명은 최근 강원농협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2015년 동시조합장선거 대비 공명선거 결의대회를 갖고 공명선거 실천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