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가 내년 초 콜택시 통합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지만 택시사업자 간 원만한 협의를 장담할 수 없어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법인택시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참여를 배제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춘천시는 최근 춘천지역의 콜택시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브랜드 콜통합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개인택시 춘천시지부와 춘천시법인택시연합회가 브랜드 콜택시 통합에 원칙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브랜드 콜통합택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달 말까지 운영규정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중순 개인택시 춘천시지부 5명과 법인택시연합회 5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말까지 장착기기 업체를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한편 내년 1월 초 기기납품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이어 내년 1월 시범운영을 거친 뒤 2월 1일부터 통합콜을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시는 브랜드 콜통합 운영 시 콜비가 500원으로 단일화되고, 운영비 및 관리비가 줄어 기사 월 부담금도 2만원 선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춘천지역 내 콜택시는 개인택시 춘천지부가 운영하는 2개 번호(244-5858/255-2828)와 20개 법인택시 소속 기사와 개인택시 기사가 운영하는 1개 번호(1661-8255)가 제공되고 있다.
개인택시 춘천지부는 콜비 1000원을 요금 외 추가로 받는 반면 법인택시 기사는 500원을 받고 있다. 기사 월 부담금은 개인택시 춘천지부는 매월 8만7000원을, 법인택시 기사는 매월 5만3000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인택시 춘천시지부가 최근 춘천K콜 사업부 운영위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택시 콜 통합센터 관제실을 개인택시 지부사무실에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실제로 개인택시 춘천시지부 회의자료를 보면 운영위원회 운영계획과 관련해 개인택시 지부사무실에 관제실을 설치하고, 최초 3년 간 개인택시 지부에서 운영할 것이라고 돼 있다.
이와 관련한 운영비는 춘천시가 매월 2500만원씩 연간 3억원을 지원하고 콜 회원 1000명이 각자 매월 2만원씩 연간 2억4000만원을 부담한다는 방안이다.
아울러 춘천시는 브랜드 콜통합 서비스를 위해 도비 1억5000만원과 시비 3억원을 마련해 통합 관제실 설치를 위한 서버구축비와 네비게이션, 카드단말기, 빈차등, 탑등 등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춘천시법인택시연합회 측은 전혀 협의된 바 없는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정기열 법인택시연합회장은 "시가 매월 2500만원을 운영비를 지원할 경우 브랜드 콜 통합과 콜비 500원 인하가 가능하다는 데 합의한 것 뿐"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없는 상태다. 박상원 지부장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상원 개인택시 지부장도 "브랜드 콜 통합 관제실을 지부 사무실에 설치될 것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면서 "다만 현재 관제실이 설치돼 운영 중에 있고 운영노하우도 갖고 있어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브랜드택시 콜센터 운영과 관련해 운영위원회에 노동조합의 참여를 배제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춘천시는 법인택시 소속 근로자들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국민노동조합총연맹 등 복수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어 대표자 선정이 불가하다는 점을 들어 노동조합의 참여를 배제키로 했다.
다만 콜택시 배차 방법에 대해 노조와 합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택시근로자의 높은 이직률과 노사간 및 근로자 간 노노갈등도 잠재돼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인택시연합회가 콜택시 통합에 참여하더라도 근로자들이 콜 사용을 거부할 경우 사업 성공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덕일 국민노총 강원본부장은 "현재 브랜드 콜 통합은 개인택시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콜 통합서비스 성공을 위해서는 현장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근로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운영위원회에 노동조합이 참여하지 못할 경우 중대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특정 분야에 예산을 과다하게 지원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브랜드 콜 통합서비스를 위해 춘천시는 매년 3억원씩 운영비를 지원하게 된다.
여기에 통합 관제실에 사용되는 시설장비의 경우 일정 기간이 경과시 교체가 필요한 만큼 추가 재정 지원도 예상된다.
이같은 재정 부담에 대한 시민 불만은 시 집행부의 의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결국 내년 2월 브랜드 콜 통합서비스 출범을 위해서는 춘천시가 법인택시연합회와 개인택시 춘천시지부는 물론 택시근로자와 시민 의견을 종합해야 해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