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공기업들이 장애인의무고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부담금으로 해결하고 있다. 대기업 등이 낸 부담금은 고용노동부의 장애인고용촉진과 직업재활기금의 주요 재원으로 사용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권성동 국회의원(새누리당. 강원 강릉)은 20일 장애인고용공단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가 기업으로부터 받은 부담금을 장애인 고용촉진 및 재활기금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의 재계 30위 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현황 및 부담금 납부현황을 보면 의무고용률을 준수하고 있는 곳은 공기업 5곳과 민간기업 4곳 뿐으로 나머지 21개 기관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부담금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들 21개사의 부담금액은 총 665억1200만원이다. 

실제로 재계 30위 기업기관 장애인 의무고용율을 보면 SK 0.88%, GS 0.95%, 현대 0.88%, 대림 0.88%, 부영 0.59% 등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의무고용제도는 장애인의 고용기회를 넓히기 위해 일정 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의무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하는 제도로, 의무고용률은 2010년 2.3%, 2012년 이후 2.5%, 2014년 이후 2.7%다. 국가 및 지방정부도 장애인공무원을 3%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미고용인원에 대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렇게 조성된 부담금으로 장애인 고용촉진에 사용하는 기금을 조성했으나 매년 기금수입의 대부분이 법정의무부담금이 차지하고 있어 기금 운영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장애인 고용촉진 및 재활기금의 재원은 일반회계나 고용보험 재정으로 충당돼야 하지만 법정부담금을 주요 재원으로 하고 있어 적극적인 장애인의무고용확대 정책을 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2012년 기준 전체 장애인의무고용 법정부담금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 수입의 78.0%(2435억원)을 차지할 만큼 의존률이 높은 실정이다.

권성동 의원은 "대기업과 공기업의 경우 장애인 의무고용을 부담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등 정부 정책과 동떨어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부담금으로 조성되는 기금은 장려금으로 사용용도를 제한하고 장애인 고용증대를 위한 사업주와 장애인지원에 소요되는 비용, 기금운영 및 인프라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은 장애인고용에 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일반회계나 고용보험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