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을 조정을 위해 만들어진 한국의료분재조정중재원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의료분쟁 조정 신청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의료기관의 부동의로 조정 개시는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상급 종합병원은 대부분 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기선 국회의원(새누리당. 원주갑)은 국정감사에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정신청 건수는 해마다 증가해 총 3021건이 접수됐고 이중 1787건(59.1%)은 조정 개시조차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 개시를 못한 1787건 가운데 1298건(77.08%)은 의료기관이 조정 절차에 참여를 거부한 것이었다.

또 무과실을 주장하는 의료기관도 363건(21.55%)으로 참여거부까지 합산할 경우(98.63%) 조정 개시를 못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의료기관의 경우 의료사고 발생 기관이라는 낙인이 두려워 병원명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아 조정에 불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 연세세브란스 응급실에서 사망한 전예강 어린이는 유가족이 시술과정과 사망원인 등을 알기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 신청했으나 의료기관이 이를 거부해 자동 각하됐다.

이는 의료기관은 조정 절차에 참여할 의무가 없기 때문으로, 이와 관련해 신청인의 조정신청이 있는 경우 지체 없이 절차를 개시하는 의료분쟁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오제세 국회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김기선 의원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조정 업무에 대해 아직 제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집단적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의료계의 신뢰를 구축하고 대내외 의사소통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의료계 역시 조정 절차에 참여해 의료사고 환자에 대한 고충을 이해하고 배상 및 보상에 적극적으로 임해 환자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상급 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행하는 종합병원 가운데 소정의 요건을 갖춘 곳을 말하며 소위 말하는 3차 의료기관을 말한다. 상급 종합병원은 각 진료과목마다 전문의를 두고 의료행위를 실시하고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행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 많은 의료사고의 발생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