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4.10.15 12:57:55
국립해양조사원이 1900억원을 들여 제작한 해저지역DB를 사용도 해보지 않은 채 폐기처분한 사실이 드러났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는 선진국과는 전혀 다른 결과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이재 국회의원(새누리당. 강원 동해·삼척)이 15일 국립해양조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양공간정보 빅데이터 체계 구축사업 추진현황 자료에 따르면 1900억원을 투입해 방대한 양의 해저지형 DB를 구축했지만 항해를 위한 해도 제작에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용량 해양자료는 해양선박 안전사고의 발생을 방지하고 효율적인 사고 대응을 위한 정확한 해양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양조사원은 효율적인 관리체계가 없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작성한 해양자료를 해도 제작에만 사용하고 있을 뿐 국방, 해양·수산자원, 해상공사·개발, 재난·재해, 해양환경, 기상예보, 영토관리 등 분야에는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도는 항해 중인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수심, 암초와 다양한 수중장애물, 섬의 모양, 항만시설, 각종 등부표, 해안의 여러 가지 목표물, 바다에서 일어나는 조석·조류·해류 등이 표시된 바다의 안내도이다.
이런 가운데 국립해양조사원이 추진하고 있는 해양공간정보 빅데이터 체계 구축사업은 지난해 예산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현재 도서 영유권과 해저자원 개발권을 놓고 국가 간 힘겨루기가 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실재로 태평양, 특히 동북아 해역은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각축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개별 또는 산발적인 해양조사와 정밀한 해양 자료의 부재로 해양영토 주권 강화에 전략적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이재 의원은 "미국, 캐나다 등 해양 선진국에서는 대용량 해양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해양공간계획, 항만관리, 해군의 대잠수함전, 해양환경분석, 해양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해저지형을 정확히 파악해 해양주권, 해상교통안전을 확보하고 국가 간 해양경계선의 과학적 근거자료를 조속히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