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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나들이 산청 3매, 5매, 7매 향기로 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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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류영신기자 |  2023.03.16 16:06:33

산청군에는 산청 3매, 5매, 7매 향기로 봄내음이 가즉하다.(사진=산청군 제공)

코로나19로 봄나들이가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보상받으려는 듯 경남 산청군에는 산청 3매, 5매, 7매 향기로 봄내음이 가득하다.


먼저 산청 3매(梅)가 일제히 개화했다. 3매는 남명매, 원정매, 정당매로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렸다.


남명매는 시천면 남명 조식 유적지 산천재에 심어진 올해 수령 462년을 맞는 매화다. 실천 유학의 대가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이 61세 때인 명종 16년(1561년)에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리산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산천재 앞뜰에는 남명매를 보기 위해 봄이면 탐방객들이 찾고 있다.


원정매는 고려말 원정공 하즙 선생이 심은 것으로 그의 시호를 따서 불리고 있다. 원정공의 고택이 있는 남사예담촌 하 씨고가 마당에 자리하고 있다. 원정매는 홍매화로 산청 3매 중 가장 오래된 수령 670여 년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원목은 2007년에 고사하고 후계목이 뿌리에서 자라 매년 꽃을 피우고 있다.

산청 5매는 오매불망으로 불리며 한번 찾은 사람들은 잊지못해 다시 찾고있다.(사진=산청군 제공)

3매 중 마지막인 정당매는 1982년 경남도 보호수로 지정돼 단속사에 자리 잡고 있다. 고려 말 대사헌과 정당문학을 지낸 통정공 강회백 선생이 어린 시절 단속사에서 공부하던 중 심었다. 수령이 640여 년에 이르렀지만 노거수로 수세가 좋지 않아 2013년 가지 일부를 접목해 번식했다. 이후 2014년 완전 고사된 정당매 옆에 후계목을 식재해 관리하고 있다.

 

예부터 남명매와 원정매, 정당매는 산청 3매로 일컬어지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산청군 단성면 남사예담촌에는 5매의 매화향기가 그윽하다. 이곳 5매는 ‘오매불망(五梅不忘)’으로 불리며 이곳을 한번 찾은 사람들은 이 다섯 매를 잊지 못해 다시 찾곤 한다.


5매는 하 씨, 박 씨, 이 씨, 최 씨, 정 씨의 다섯 문중을 대표하는 각 매화나무다. 특히 남사예담촌을 대표하는 매화로 이들 문중의 선비 품성을 지니고 있다. 또 오매불망 이들 5매와 면우매, 기산매까지 그윽한 향기를 더하며 남사예담촌 7매로 품격을 높이고 있다.


하 씨고가(진양 하 씨)의 매화나무는 산청 3매에서 소개한 원정매다.


박 씨 매는 경남문화재자료 제328호인 이사재(尼泗齋)의 매화나무다. 현재는 후계목으로 가꾸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매화나무를 보고 위안을 삼았다는 유래에서 심어졌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시 박호원 농노의 집(이사재)에 유숙했다.


이사재는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로 홑처마 팔작지붕을 갖추고 있다. 전형적인 조선 후기의 건축 양식이다. 박 씨 선조 송월당 박호원을 기리며 학문연마의 강학 장소로도 사용됐던 곳이다.

산청군 단성면 남사예담촌에는 5매의 매화향기가 가득하다.(사진=남사예담촌 전경. 산청군 제공)

남호정사의 매화나무 이 씨 매는 하얀 꽃이 피는 매화나무다. 백매(白梅)는 희고 맑은 꽃, 은은한 향기와 품격 있는 모습으로 선비의 지조를 상징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씨 문중의 서재인 남호정사에 심어진 이 씨 매는 유일한 백매화로 키가 커 기골이 장대한 장부를 닮았다.


최 씨 매는 최 씨고가 대문 옆에 있던 400년 된 매화나무가 고사한 뒤 심은 후계목이다. 매화꽃이 필 무렵이면 매화향이 고각의 운치를 더한다. 최 씨고 가는 경남문화재자료 제117호로 1920년에 지어진 한옥이다. 곳곳에 자리한 실용적인 구조가 선조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고가다.


선명당의 매화나무 정 씨 매는 남사예담촌에서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다. 최씨고가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최 씨고가 대문에 들어오기 전 담장 너머로 보이는 정 씨 매의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렇듯 남사예담촌에는 봄이면 오매불망의 매화향기로 봄을 알리고 있다.


또한 산청 5매와 함께 유림독립운동기념관 안에는 면우매가 서있다.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독립의 당위성을 주창한 유림 독립운동가 면우 곽종석(1846~1919)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면우 곽종석 선생은 산청군 단성면 사월리 출신으로 남명 조식의 사상을 계승한 영남 유림의 영수다. 붓과 글로 국권회복과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으며 을사늑약 체결 반대 투쟁도 펼친 인물이다.


기산국악당에는 기산매(岐山梅)가 자리하고 있다. 기산 박헌봉 선생의 진정한 선비다운 삶을 기리기 위해 심어졌다. 박헌봉 선생은 근·현대 국악운동의 전개와 민족예술 발전을 위해 일생을 바친 분이다.


이렇듯 산청군에는 이들 산청 3매와 5매, 7매가 해마다 봄을 알리며 상춘객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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