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민들이 17일 황강죽고지구 하천정비사업 현장사무실 앞에서 황강 광역취수장 설치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황강취수장 관련 군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주관한 이번 집회에는 김윤철 합천군수, 조삼술 합천군의회 의장과 군의원, 장진영 도의원과 합천군민들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두고 겉과 속 다른 처사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대책위는 환경부가 합천군민들의 동의 없이는 황강광역취수장 설치는 없다고 밝히면서 군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황강 광역취수장 설치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비난하며 황강취수장 설치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난해 6월 합천군민과 단 한 마디 논의도 없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을 통과시켰다며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이어가는 중에도 지역주민의 동의 없이는 사업을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이어 일방적 사업추진에 대한 정부의 행태를 결의문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책위는 기본조사 업체를 몰래 선정하여 기초조사를 위한 준비한 것, 부산시를 협의체 위원에서 제외토록 간곡한 요구에도 묵살한 것, 타당성 기초조사도 완료하지 않았는데 사업추진을 전제로 19억 2000만 원의 실시설계비를 올해 예산으로 몰래 확보한 것 등 합천군민들을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해 합천군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강취수장 관련 합천군민대책위원회 박오영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환경부의 표리부동한 처사에 합천군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거간꾼 같은 환경부를 등에 업은 부산시의 약삭빠른 대응에 더욱더 군민들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며 “그동안 대화에 응한 합천군민에게 환경부가 보여준 행동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어떠한 이야기도 믿을 수 없으며 대화를 중단할 것이다”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어 참석한 군민들과 대동단결 투쟁결의를 다지며 삭발식에 참여했다.
집회에 참여한 김윤철 합천군수도 정부를 비난했다. 김 군수는 “황강취수장이 설치되면 낙동강은 물고기도 살지 못하는 썩은 물로 변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낙동강을 살려서 부산시민 식수원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합천에 사는 것이 죄인가? 바닥을 드러낸 합천댐에서 일 45만 톤을 가져간다면 합천은 소멸위기지역이 아닌 누구도 살지 못하는 지역으로 바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진행된 민관협의체 회의에서 박오영 위원장은 환경부에 결의문을 전달하고 “신뢰를 저버리는 환경부와 더 이상 민관협의체 참여는 없다”라고 선언하며 회의를 무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