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 황매산군립공원의 관광휴게소 '철쭉과 억새 사이'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
지난 22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의 대상(대통령상) 수상작으로 '철쭉과 억새 사이'를 선정했다.
올해로 16회째 맞이한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은 문체부가 주최하고 문체부와 (사)한국건축가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상으로서, 품격 있는 생활공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국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지난 2006년도부터 수여해 온 상이다.
전국의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 등으로부터 작품 35개를 추천받아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서류 심사와 현장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원회는 장소가 도시와 공공영역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공간의 가치를 실현하며 그 장소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시민들에게 제공된 공적 영역을 어떻게 디자인했는가? ▲사용자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가? 등의 심사 기준을 중심으로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총 6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올해 대상(대통령상)으로 선정된 '철쭉과 억새 사이[수상자: 경상남도 합천군, 설계자: ㈜디림건축사사무소]'는 합천의 황매산군립공원 관광휴게소를 군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협력해 주변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휴게소와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심사위원회는 “황매 평원의 철쭉과 억새의 훌륭한 자연경관과 이를 거스르지 않은 건축물의 조화, 특히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동참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공장소를 만들고 운영한다는 점이 탁월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철쭉과 억새 사이' 건축물은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 군립공원 내 해발 850m에 조성돼 있다. 2019년 12월 연면적 445.02㎡, 지상 1층의 철근콘크리트구조로 인근 지역 주민 181명의 출자금과 합천군이 예산을 투입해 조성했다.
철쭉과 억새밭이 펼쳐지는 길목 위 자연과 건축의 경계가 어색하지 않은 곳에 자리잡아 산의 형상에 맞춰 반원 모양으로 땅에 가깝게 붙어있다. 웅장한 자연에 자세를 낮추게 설계됐으며 건물 중간중간을 비워 철쭉과 억새가 드러나게 조성했다.
또한 건축물은 콘크리트 뼈대에 철과 유리만을 입혀 완성됐다. 철을 주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자연과 동화되고 사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색이 바뀌고 비바람에 녹이 슬고 얼룩이 진다. 건축가 임영환은 “황매산이 어떤 명산보다 빼어난 경관을 지니듯 건축도 자연을 닮아가길 기대했다” 며,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업시행 초기, 상업시설 운영권이 있는 지역주민들은 건축설계의 이념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두었으며 건축의 공간구성과 주요 마감재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여 어려움이 많았다.
담당 부서에서는 여러 차례 지역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상하기 위한 설명회와 토론을 진행하며 끊임없이 소통했고 건축의 주요 마감재인 내후성강판, 콘크리트재료의 자연과 동화되는 과정을 공감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은 건물이 또 다른 관광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를 이해해 로컬푸드 마켓, 문화예술인들의 무대 등 건물 주변의 공간들을 활용하며 운영해 나가고 있다.
이번 공모 추천 손진 건축가(이손 건축 대표)는 “일반적으로 공공건축에서는 좋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특히 지방의 작은 공공건축이 좋은 사례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선입견을 보기 좋게 뒤집어 놓을 훌륭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대근 합천군 산림과장은 “지난 시간 직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대상 수상에 걸맞게 좋은 환경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11월 11일 '2021 대한민국 건축문화제'에서 열릴 예정이며, 수상작으로 선정된 공간들에 대한 사진과 영상물 등 이미지 자료들은 '2021 대한민국 건축문화제' 기간 동안 문화역서울 284에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