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윤핵관’ 장제원 전 의원, 오피스텔서 숨진 채 발견…현장에는 유서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비서 성폭행’ 혐의 부인…고소인 측, 기자회견 취소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으로 평가받고 있던 국민의힘 장제원 전 의원이 숨진 채 발견돼 여의도 정치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장 전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됐으나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장 전 의원은 부산디지털대학교 부총장이던 지난 2015년 11월, 비서 A 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됐으나, 장 전 의원 측은 A 씨가 주장하는 성폭행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이에 A 씨 측은 지난달 31일 사건 당시 강남구 호텔 방 안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오늘(1일) 오전 10시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발생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10년 가까이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장 전 의원 측근의 침묵 종용이 있었다고 폭로하는 등 고소 경위 등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 장 전 의원 성폭력 피해자 고소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온세상(변호사 김재련·노지선)은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자는 당시 장 전 의원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힘에 대한 두려움과 성폭력신고 이후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형사고소를 하지 못했다”라며 “촬영된 영상에는 장 전 의원이 피해자 이름을 부르며 심부름을 시키는 상황, 추행을 시도하는 상황, 피해자가 훌쩍이는 목소리로 장 전 의원에게 응대하는 상황이 담겨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보도자료에는 “A 씨는 장 전 의원 최측근에게 이러한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신고하면 장 전 의원이 죽는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등 침묵을 종용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A 씨는 고소 의사를 접었으나 정신적 고통으로 직장을 그만둬야 했으며, 2020년에는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A씨는 퇴원 이후로도 정신과 진료 및 약물 복용을 지속해야만 일상생활을 지낼 수 있었지만 지난 2024년 10월 심리상담 등을 통해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정신과적 증상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11월에 장 전 의원을 고소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967년 부산 출생인 장 전 의원은 사학 재단인 동서학원을 운영했던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이 부친으로 재단 소속인 대학인 경남정보대학 수석부학장, 부산디지털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나 2012년 총선에서는 불출마했고 2016년 총선에는 친이계(친이명박계)로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뒤 2020년 총선에서 당선돼 3선에 성공했다.
그러다가 장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았으나 아들 논란이 불거지면서 물러났지만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는 등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혀 왔으나 지난 22대 총선에는 불출마했다.
장 전 의원은 사망 전날에도 주변에 업무 관련 지시를 하는 등 평소와 확연히 다른 모습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근에는 주변에 혼자 있고 싶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텔은 개인 업무 등 용도로 임대해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 전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며 현장에는 장 전 의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남겨진 것으로 전해져 성폭력 혐의와 관련된 언급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소인과 관련된 내용이 구체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