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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세상읽기] ‘에코세대’를 위기에서 구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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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구병두기자 |  2019.06.13 11:42:52

에코 세대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로서 통상적으로 1979∼1992년 사이에 출생했으며 2017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9∼23퍼센트로 추산하고 있다. 흔히들 20∼30대를 말한다.

이들의 이미지는 노동시장 환경 악화로 정규직 취업이 어려운 세대,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88만원 세대, 스스로 쓸모없는 사람으로 자조(自嘲)하는 잉여 세대, 연애·결혼·출산을 비롯한 모든 것을 포기한 n포 세대 등을 떠올린다.

에코 세대는 안정적인 사회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권위와 구속을 거부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사는 세대, 불의를 보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까칠한 그들의 언행은 베이비붐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나라마다 출생 시기와 그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6·25전쟁이 끝난 후인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로 이들은 80년대 후반의 ‘3저 현상’으로 인한 고도 경제성장과 1997년 외환위기,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했다.

베이비부머들은 가정적으로는 부모를 모신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으로부터 버림받는 첫 세대, 학교에서는 스승을 모신 마지막 세대이자 제자로부터 버림받는 첫 세대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의 은퇴는 이미 시작되었고 은퇴로 인하여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GDP(국내총생산)에 영향을 미치게 됨으로 우리나라 경제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베이비붐 세대는 에코 세대를 뒷바라지하느라 정녕 자신들의 노후대책을 소홀히 하여 이 지구상에서 가장 불행한 노년을 보낼 것이라는 세평(世評)이다.

그렇다면 에코 세대들은 행복한가? 그렇지 않다. 소위 명문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도 자신들이 원하는 직장을 구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기에 세상을 향한 그들의 원성은 커져만 가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에코 세대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었는가. 그것은 공기업의 민영화, 시장의 자유화, 노동의 유연성, 무한경쟁, 각자도생, 승자독식 등을 유발하게 하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경제구조와 경기침체가 에코세대를 실업자(失業者)와 저임금 노동자로 내몰고 있는 것이 아닌가싶다.

 

 세대갈등 일러스트. (연합뉴스)

두 세대 간의 갈등은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그들의 생계문제와 맞물려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므로 정년을 늘려야한다는 여론과 에코 세대의 일자리 부족 현상이 충돌하고 있다.

에코 세대는 분명 베이비붐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상대적으로 부유한 삶을 살고 있지만 더 이상 풍요로움을 보장받지 못할 것 같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경제 추세(economic trend)라면 에코 세대는 유사 이래 직전 세대, 즉 베이비붐 세대보다 더 빈곤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참담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베이비부머들 가운데 운 좋게 대학을 졸업한 이들 중에는 대학 졸업장 하나로 별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없이 평생 동안 호의호식했던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학교교육을 통해서 한번 배운 지식과 기술을 평생 우려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에코세대는 대학을 다니고 졸업장을 취득했다고 한들 장밋빛 인생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개인의 수입이 학벌(academic requirement)에 비례한다는 근거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학벌보다는 오히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인성, 인간관계 기술, 동기부여 정도, 시대와 사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능력 등이 수입과 더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더욱이 나라 안팎으로 정치·경제적 환경이 좋지 않은 요즘이다. 일자리 부족과 소득불평등으로 인해 에코 세대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에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 계층이동의 사다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제 기능과 역할을 상실하고 있다.

그래서 에코 세대들은 분노하고 있다. 정부 당국과 기업들은 에코 세대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길만이 에코 세대의 분노를 잠재우고 그들로 하여금 희망과 꿈을 품게 하는 해법이 아니겠는가.

* 구병두(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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