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는 승효상 석좌교수와 김기수 교수가 부산시 주최 '부산문화유산특강'에서 각각 '건축과 기억', '부산의 기억과 장소'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고 3일 밝혔다.
부산의 역사문화유산을 활용한 특색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지역문화유산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산시와 문화재청이 실시하는 '2019년 지역문화유산교육사업'의 하나인 이번 특강은 지난달 31일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청소년과 일반 시민 등 600여 명이 참석해 두 전문가의 강연으로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승효상 석좌교수는 부산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건축가로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과 부산시 도시건축정책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우리 사회에선 개발과 보전이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되고 그로 인해 숱한 대립과 갈등을 빚고 있지만, 개발과 보전은 반대의 개념이 아니라고 믿는다"며 "보존적 개발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어떤 경우엔 무조건적 보존이 가져오는 방치가 오히려 시대를 거스르고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시간에 따라 건축이 바뀌더라도 수많은 세월 동안 그 장소에 새겨진 삶에 대한 기억을 유지해 다음 세대에 이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도시와 건축은 우리 삶을 바탕으로 해야 하고, 궁궐터나 유적지뿐만 아니라 산동네와 달동네, 천민자본적 건물군도 우리의 삶임에 틀림없다. 이들 '현대의 유적'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이 시대 우리 건축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수 교수는 부산의 근현대 건축문화자산에 대한 연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지난 2월부터 동아대 석당박물관장을 맡아 석당박물관 건물을 비롯한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김 교수는 "부산 지역엔 현재 다수의 근대 건축물과 산업구조물 등 근대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지만, 근대의 시대성을 반영하고 있는 주요 건축물과 문화유산은 대부분 소실됐다"며 "현존하고 있는 건물조차 노후화 등으로 보존대책이 시급하며, 개별 건축물뿐 아니라 군집을 이루고 있는 생활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방안도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성을 앞세운 관광문화사업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역사문화자산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살리고 시민이 함께하는 보존 활용 방법도 필요하다"며 "미래의 역사문화자원을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