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6인 이상 찬성시 ‘파면’·미만시 ‘복귀’
文권한대행 주문 낭독 직전 시계 확인 후 선고
헌재 주문 낭독 즉시 ‘파면·복귀’ 효력 발생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가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가운데 최장기간 평의 끝에 재판관 평결을 마치고 오는 4일 오전 11시 ‘파면·직무복귀’ 여부를 결정한다.
헌재는 1일 오전 기자들에게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가 4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재판관들은 지난달 28일과 31일까지 평의를 거쳐 쟁점 검토를 사실상 마친 뒤 또다시 이날 오전 10시 평의를 열어 각자 의견을 밝힌 뒤 의견 분포에 따라 주문을 정하는 평결 절차를 거친 다음 선고 기일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헌재는 국회와 윤 대통령 양쪽에 선고일을 고지하고 언론에도 발표해 헌재가 평결을 거쳐 최종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며, 특히 윤 대통령 탄핵 소추를 ‘인용·기각·각하’ 여부를 정하는 최종 결론인 ‘주문’도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재판관들은 법정 의견 외에도 반대의견과 별개·보충 의견을 어떻게 기재할지, 판단의 근거를 어느 범위까지 밝힐지 등을 협의해 결정해야 하기때문에 최종 평결은 3일 오후 늦게 아니면 4일 오전 10시경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먼저 의견을 제시한 뒤 조한창·정계선 등 최근 임명자부터 문형배 소장 대행까지 순차적으로 재판관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뒤 확정된다.
평결 후에는 인용(파면), 기각(복귀), 각하 중 하나로 결론을 내리고, 준비된 결정문 초안을 조율해 8명의 재판관 전원이 서명한 결정문을 문 대행이 낭독한 뒤 주문 직전 시계를 확인한 다음 선고한다.
이는 지난 2017년 박근혜 탄핵 심판 선례에 따른 절차로서 당시 헌재는 선고 당일 오전 8시 아침 식사를 겸한 평의를 시작한 뒤 303호 회의실에서 오전 11시 선고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역시 유사한 일정으로, 4일 오전 재판관들이 심판정에 입장해 문 대행이 “선고를 시작하겠다”며 사건 번호와 명을 밝힌 뒤 주문과 이유를 20여분에 걸쳐 낭독할 것으로 보이며, 전원 일치가 아닌 경우, 다수·소수 의견과 보충 의견이 순차 발표될 예정이다.
이로써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는 지난해 12월 14일 탄핵 소추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며, 지난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재판관 평의에 돌입한 때로부터는 38일 만이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변론 종결 후 각각 14일, 11일 만에 선고된 것과 비교하면 3배 정도 소요된 셈이다.
헌재는 헌재법에 따라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 파면 결정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중대하게 위배한 때’라는 요건이 선례를 통해 정립돼 헌재가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 소추를 ‘인용’하게 될 경우, 윤 대통령은 파면되지만 ‘기각·각하’할 경우,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이 과정에서 헌재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유지·해제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 등을 위반했는지 판단해 ‘더 이상 공직에서 직무집행을 하도록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위법행위가 중대하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수준’이라면 탄핵 소추를 인용하고, 반대의 경우 기각하며 국회의 탄핵소추가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각하할 수 있다.
헌재는 국민적 관심사를 고려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때도 마찬가지로 방송사의 생중계와 일반인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한편 국회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어겼다는 이유로 헌재로 탄핵심판을 넘겼으나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은 ‘경고성’이었고 선포·유지·해제 과정에서 법률을 지켰으며 ‘정치인 체포’나 ‘의원 끌어내기’ 등을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재는 그동안 11차례 변론 기일을 열어 양쪽의 주장을 들으면서 곽종근·여인형·이진우 전 사령관 등 군 지휘관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지호 경찰청장 등 관여자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16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리고 지난 2월 25일 마지막 변론에서 국회측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계엄 선포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위헌 행위”라며 재판관들에게 “윤 대통령을 파면해 헌법 수호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한 반면, 윤 대통령은 “제왕적 거대 야당의 폭주가 대한민국 존립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어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였다)”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변론을 종결한 뒤 수시로 재판관 평의를 열어 사건을 검토해왔으며, 이에 법조계에서는 선고 시점을 놓고 여러 견해가 나오는 가운데 가장 빠른 시기를 변론 종결 이후 이르면 약 2주 뒤에 결정이 선고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국민적 최대 관심사인 만큼 헌재가 신중히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에 따라 3월 말 전후를 점치는 전망이 나오는 등 여러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한 달 넘게 장고를 거듭한 끝에 이날 선고일을 발표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