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는 치의학전문대학원 김형식 교수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강경선 교수, 이병철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피부염을 일으키는 비만세포 과립을 이용해 줄기세포의 염증제어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아토피 피부염은 최근 항체제제(抗體製劑) 등을 비롯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나 반복투여와 고비용 문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장기간 투여 후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최소한의 투여로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대한 수요와 관련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부산대·서울대 공동연구팀이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과 만성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염증세포인 비만세포의 과립에 치료제인 줄기세포가 노출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염증제어능력(치료효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아토피를 일으키는 비만세포 과립을 치료제로 배양 중인 제대혈 줄기세포에 첨가했더니, 역설적으로 줄기세포의 염증제어 능력과 상처치유·피부재생 능력 등이 높아져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세포치료제의 치료효과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비만세포 과립을 이용해 기존 세포치료제의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된 것으로, 관련 연구결과가 최근 맞춤의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세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8.537)' 6월호에 게재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비만세포 과립 중 간지럼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이 줄기세포에 노출되면 줄기세포에 존재하는 히스타민 수용체 중 1번 및 4번을 통해 연구팀이 선행연구에서 밝혀낸 염증제어효과의 핵심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E2 등의 생산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비만세포 과립에 포함된 히스타민 이외의 염증 물질은 줄기세포가 염증억제뿐만 아니라 상처치유와 피부재생을 촉진시킬 수 있는 단백구 화학주성 단백질 (MCP)-1 또는 혈관내피성장인자 (VEGF) 등의 성장인자를 분비하도록 유도했다.
이러한 비만세포 과립에 의해 치료효능이 고도화된 줄기세포는 세포 수준에서 비만세포와 B 림프구의 성숙 및 활성화를 억제시키고 피부를 구성하는 각질세포의 증식을 촉진했을 뿐만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 및 창상 동물모델에서는 각각 염증제어를 통한 향상된 치료효과와 창상치유 및 재생촉진 효과를 보였다.
김형식 부산대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 세포치료제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치료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투여된 줄기세포가 병변부위에서 비만세포 과립에 대한 질환특이적 반응을 나타내며 이것이 치료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전을 밝힌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강경선 서울대 교수는 "향후 비만세포 내의 다양한 과립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고 줄기세포 기능을 향상시키는 최적의 인자 조합을 발굴함으로써 세포기능 고도화 프로토콜을 더욱 단순화시키고 실용화시키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