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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1 다이어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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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8.10.22 10:09:35

2010년대 한국 미술계를 논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단어인 신생공간. 이 책은 그 흐름을 이끄는 데 주요 역할을 한 전시 공간 시청각의 공동 디렉터 현시원이 지난 7년 동안 기록한 한국 미술 현장을 담았다. 2013년 11월 문을 연 시청각에 처음 도착한 잭슨홍의 작품 ‘배’(2013)에서 시작한 저자의 글은 남화연, Sasa[44], 구동희, 정서영, 전소정, 문성식, 안규철, 김영나, 옥인 콜렉티브, 이수성, 김익현, 박미나, 이수경, 주재환, 윤향로, 노상호 등 독자적인 방법론을 구축하며 한국 미술을 확장해온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근접 촬영하듯 내밀하게, 암막에 가려진 수수께끼를 풀 듯 파헤친다.

 

미술 작품을 접하는 전시장에는 대개 관람객을 위한 전시 도면이 준비돼 있다. 저자에게 도면은 어떤 작품이 일정 기간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물리적인 증거를 훌쩍 뛰어넘는다. 1994년 독일에서 열렸던 정서영 작가의 전시가 남긴 도면을 통해 자신이 보지 못한 시공간을 추적하는 글이 말 그대로 물리적인 도면의 한계와 가능성을 조명한다면, 전시 도면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구동희 작가의 ‘밤도둑’(2014)전에 대한 글은 “하나의 회고담으로서 미래에도 사람들의 입과 뇌 속에 이 전시가 존재하길 바라며” 쓴, 글로 적은 전시 도면이다.

 

저자에게 도면은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과 전시를 경험하는 시간을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확보하고 또 어느 시간대 이상으로 확대하려는 의지’를 구현하는 상징적인 매체이자 도구로서 기능한다. 이 책 자체가 2010년대 한국 미술이라는 거대한 전시 도면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책의 제목 ‘1:1 다이어그램’은 그 전시 도면의 축척으로, 하나로 고정된 거리가 아닌, 그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지칭한다. 결국 이 책은 2010년대 한국 미술을 현장에서 부딪치며 자신이 마주한 작품과 작가, 전시를 현재의 상황과 조건에서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저자가 맞선 ‘글을 쓰는 대상과 나 사이의 관계에 대한 긴장과 고민’의 결과물이다.

 

현시원 지음 / 1만 7000원 / 워크품프레스 펴냄 /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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