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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의 특별한 회식

배려가 돋보인 '좋은 상사'와 '좋은 부하 직원'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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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8.09.03 17:53:41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 중인 개그맨 박성광(왼쪽)과 임송 매니저.(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화면 캡처)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유독 눈에 띄는 두 인물이 있다. 개그맨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 사실 방송 이전 박성광의 이미지가 그렇게 좋진 않았다. 임송 매니저가 조곤조곤 지적했듯 과거 개그 프로그램 등에서 박성광에게 부여됐던 캐릭터가 다소 강했기에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박성광은 임송 매니저와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하면서 배려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특히 배려가 폭발했던 장면이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 둘만의 회식 자리. 매니저가 수습을 떼고 정식 사원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차 박성광이 저녁을 제안했다. 이들의 회식 과정은 인상적이었다. 먼저 장소를 정하는 것부터 서로를 배려했다. 박성광은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어 했고, 임송 매니저는 박성광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가격이 저렴한 무한리필 고깃집 정보를 직접 찾았다.

 

식사가 시작되고 나서도 이들은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성광은 매니저가 고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직접 고기를 굽고 잘랐다. 처음엔 다소 긴장했던 임송 매니저도 박성광의 배려에 다소 긴장이 풀린 듯 마음껏 식사를 했고, 자연스럽게 술도 한 잔씩 오가며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박성광은 “다음엔 더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격려했고 임송 매니저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도록 제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저런 회식 자리라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직장인에게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여겨지는 회식은 경직된 분위기일 때가 많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상사가 상전이 되는 자리가 많다. 부하 직원들은 숟가락, 젓가락 세팅부터 고기를 굽고 반찬 리필, 그리고 상사의 이야기를 듣는 것까지 매우 바쁘다.

 

그렇다고 상사가 마냥 편한 것도 아니다. 부하 직원들을 잘 통솔하기 위해 신경을 쓰고,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눈치도 보며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직원일 때는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면 됐지만, 상사의 위치에서는 일도 더 많아진 데다 많은 부하 직원들을 이끌어 가는 역할까지 해야 하기에 늘 어깨가 무겁다.

 

그래서 상사와 부하 직원들의 거리는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또 멀다. 부하 직원들은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호랑이 담배 피던 과거를 이야기하는 꼰대 상사라고 불편해 하고, 상사의 입장에서는 기본도 지키지 않은 채 변명만 늘어놓는 부하 직원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못마땅하다. 먼 과거부터 바로 오늘날까지도 이야기되는 직장 문화의 고질적인 문제다.

 

이 가운데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는 좋은 상사뿐 아니라 좋은 부하 직원의 예를 보여줬다. 단지 회식 자리에서뿐만이 아니다. 평소 박성광은 자신이 갑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임송 매니저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면박을 주거나 지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상대방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살피는 눈치다. 임송 매니저가 실수를 해도 “내가 너 때는 그러지 않았어”라고 쏘아붙이지 않고 “괜찮다”며 격려한다. 사회생활 초년기에 할 수 있는 실수라는 것을 본인 또한 경험했고 이해하고 있기 때문.

 

임송 매니저 또한 이런 박성광의 배려를 당연한 듯 그저 흘려보내지 않았다. 한 번 실수를 했으면 다음에는 그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했다. 변명으로 일관하기보다는 “죄송합니다”라고 잘못을 인정한 뒤 미숙한 주차 실력, 그리고 길을 잘 찾지 못하는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주차 연습을 하거나 인터뷰 장소를 미리 답사해보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했다.

 

처음엔 다소 어색했던 둘의 관계는 따뜻한 배려로 점점 가까워지며 최근 방송에 나온 회식에 이르러 많이 편안해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왜 저렇게 밖에 못할까?” “왜 툭하면 나한테만 뭐라고 할까?”식의 딱딱한 상하관계를 형성하기보다는 상대방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다는 점이 느껴졌다.

 

갑질, 역갑질 논란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세상. 자신의 입장밖에 보지 못하는 긴박함 속 서로의 관계는 더욱 타들어가기 마련이다. 이 시점에 정말 필요한 건 고리타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상대방의 입장 또한 생각해보는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의 서로에 대한 배려에 모처럼 가슴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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