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저렴한 항공티켓이 쏟아져 나오면서 제주국제공항 저가항공사(LCC) 수속카운터에는 연일 사람들로 북적인다. (사진=연합뉴스)
2분기 실적 공개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은행·증권 등 금융업과 음식료품 업계가 호실적을 보인 반면, 통신·건설·서비스 분야는 전분기에 비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전반적으로는 상반기 실적이 나쁘지 않으나 2분기에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이에 CNB는 업종별로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에는 유가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는 항공업계 이야기다. 앞서 국적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를 다룬데 이어 이번에는 저비용항공사(LCC)의 2분기 실적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에어부산, 증시 상장 ‘3수’ 도전
제주항공, 항공기 신규도입 박차
진에어 위기가 타항공사들 기회
▲23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이 구매한 첫 항공기 'B737-800'앞에서 내외빈과 임직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신규 제작된 항공기를 직접 구매해서 운용하는 3번째 항공사로 올라섰다. (사진=연합뉴스)
저가항공사는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 실적 편차가 큰 편이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한 저가항공사는 진에어·제주항공·티웨이다.
제주항공은 2005년 8월 항공운송·노선면허를 취득해 항공업계에 발들인 이후 현재 여객기 34대를 보유해 운항 중이며, 자산규모가 저가항공 업계 1위다.
제주항공의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5917억원, 영업이익 5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6.4%, 34%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중 2분기 매출은 2883억, 영업이익은 11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4.3%로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6.5% 줄었다.
2분기는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규취항 노선의 지속적인 확대와 운영비 절감이 매출달성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4~5월에는 일본 오사카·베트남 다낭·태국 방콕 등 3개 신규노선을 취항하면서 이용객이 급증했고 지난 6월 오사카 공항에서 LCC 전용 터미널을 확보하면서 비용을 절감했다.
하반기에는 공격적 투자를 감행해 항공기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말까지 4대를 더 들여와 총38대 항공기를 운영한다. 저가항공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데다 각종 정비비·운영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고유가’라는 복병이 다시 등장한다면 업계 1위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2분기 영업실적 감소가 유가상승 때문이었다는 점에서다. 유가상승으로 14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투입돼 영업실적을 악화시킨 요인이 됐다.
▲진에어 등기이사였던 조현민 전 전무는 ‘물벼락 갑질’ 혐의로 강서경찰서에 출두해 포토라인에 서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진에어는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한진그룹 계열사 중 하나다. 진에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전무가 미국 국적에도 불구하고 2010년 3월~2016년 3월까지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것이 문제가 돼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악재 속에서도 상반기 실적은 양호했다. 상반기 매출은 5063억원, 영업이익은 593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9.4%, 27.3% 가량 늘었다. 이중 2분기 매출은 2265억원, 영업이익은 62억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전망은 안개속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발생한 각종 리스크가 3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진에어 청문회를 앞두고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에어는 천신만고 끝에 면허는 겨우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정부로부터 신규 노선과 신규 항공기 등록을 제한받는 등 경영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6월 김해∼중국 우시, 청주∼일본 오사카, 청주∼일본 후쿠오카, 청주∼대만 타이베이, 인천∼중국 싼야 노선을 취항하고자 국토부에 운항허가를 요청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항공기 연내 추가도입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현재 25대 항공기를 보유중이다. 하반기 신규 항공기 6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전면 보류했다.
이렇게 되면 후발주자인 티웨이·에어부산·이스타항공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경쟁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
진에어는 고객이탈을 방지하고자 마케팅과 안전지침을 강화하는 등 고객신뢰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식을 가졌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는 최근 코스피에 상장한 후 첫 실적을 공시했다.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3662억원, 영업이익은 477억원을 거둬들였다.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은 4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31% 늘었다.
하지만 주가는 좋지 않다. 상장 당시 공모가를 12000원선으로 낮췄음에도 현재 1만원 선까지 내려왔다. 이는 사업확대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비상장사인 관계로 2분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587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1166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거뒀던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과 영엉이익 모두 큰 폭 성장했다.
이스타 항공은 2019년도 7월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올해 초 미래에셋대우·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상장 관련 TF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 항공사 계열로 저가항공업계 후발주자다. 지난해 매출은 5616억원, 영업이익은 344억원을 거둬들였다. 2014년과 2015년 두 번에 걸쳐 상장을 추진했지만 실패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연내 상장에 다시 도전해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CNB=김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