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2분기 실적 공개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은행·증권 등 금융업과 음식료품 업계가 호실적을 보인 반면, 통신·건설·서비스 분야는 전분기에 비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전반적으로는 상반기 실적이 나쁘지 않으나 2분기에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이에 CNB는 업종별로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에는 유가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는 항공업계 이야기다. 국적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로 나눠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국제유가 상승으로 실적 ‘타격’
계절 요인 겹쳐 ‘고난의 행군’
유가 안정에 3분기는 ‘장밋빛’
항공업계는 국적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와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매출에서 선방했음에도 국제 유가상승에 따른 출혈로 2분기 영업이익은 부진했다.
국제유가는 2분기에 배럴당 73.9달러(6월30일 기준) 까지 치솟았으며, 이 시기에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7단계,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5단계로 격상됐다.
통상 항공료가 상승하면 여행객들이 장거리 여행을 꺼리다보니 실적저조로 이어졌다.
계절요인도 반영됐다. 4~6월은 통상 비성수기다. 지난해 5월은 어린이날·석가탄신일·19대 대선 등 장기연휴로 수송율이 급증한 반면 올해는 황금연휴가 없어 지난해 기저효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환율 상승도 악재로 작용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외국에서 달러로 할부 구매하는데, 달러 가치가 올라 갚아야하는 부채 또한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서울 강서구 소재 대한항공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은 상반기와 2분기 모두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영업실적은 두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6조311억원, 영업이익은 259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7%가량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522억원으로 적자세로 돌아섰다.
이중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조138억원, 영업이익 8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4%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23일 미국 LA 소재 윌셔 그랜드 센터에서 양사 간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을 통한 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협정을 체결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네번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오른쪽 세번째),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왼쪽 네번째),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왼쪽 세번째). (사진=대한항공 제공)
상반기 매출이 호조세를 나타낸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전년도 대비 중국·일본·동남아·미주 지역 수송실적이 고르게 증가했기 때문.
게다가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과 협력해 운항 중인 나리타~애틀란타·시애틀·디트로이트 노선 등이 효자노릇을 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유가 상승으로 운항비용이 높아지면서 타격이 컸다. 게다가 250억원 수준의 성과급이 소급 적용된 점도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졌다.
다만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7단계에서 6단계로 하락한데다가 유가 인상폭도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3분기에 휴가가 집중된 점도 유리한 대목이다. 여기다 중국의 사드 보복 완화에 따른 중국노선 고객 증가도 실적개선에 한몫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관계자는 CNB에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노선 운항이 확대된 점이 매출회복에 긍정적”이라며 “아직까지는 미주 중심으로 운항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요가 높은 곳에는 델타항공과 협력해 공동운항을 확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2월 열린 아시아나항공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A380, A350 등 최첨단 기종 도입과 장거리 노선 강화로 아시아나의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조2457억원, 영업이익은 102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 10.1% 늘었고 영업이익은 48.2% 증가했다.
하지만 2분기만 떼놓고 보면 부진한 성적표다. 2분기 매출은 연결기준 1조6429억원, 영업이익은 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2% 줄었다.
고유가에 따른 리스크가 컸음에도 매출이 늘어난 것은 작년 상반기 대비 국제여객 RPK(수송실적)이 10% 가량 증가한 때문이다.
하지만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유류비 지출증가에 기인한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2분기 유류비가 1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나 늘어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 미주·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수송실적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 영향은 3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에는 인천~베네치아 유럽노선을 신규취항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천-베네치아 노선 신규 취항식에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가운데)이 취항편 운항승무원 및 캐빈승무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아시아나 항공)
3분기에 전망은 밝은 편이다. 지난 7월 말 차입금 2818억원을 감축해 현재 차입금 비중은 3조3319억원으로 올해 초 대비 약 18% 가량 낮아졌다. 게다가 올 추석연휴가 여느해 보다 긴 편이다 보니 해외로 출국하는 관광객이 많다는 점에서 여객수송율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CNB에 “지난 5월 베네치아에 이어 오는 30일 예정된 바르셀로나 신규취항은 관광객 수요가 높아 하반기 장기노선 매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면서 “하반기 자금 조달은 현재 금융권과 협의해 회사채 또는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다음 편에서는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이스타·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2분기 실적을 다룹니다.
(CNB=김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