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은 지난 18~19일 양일 간에 걸쳐 막스마라·랑방·무이·엠포리오 아르마니 등 50여 개 브랜드를 40~70% 할인해주는 ‘해외패션대전’ 행사가 열렸다. 고객들이 해외 유명브랜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2분기 실적 공개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은행·증권 등 금융업과 음식료품 업계가 호실적을 보인 반면, 통신·건설·서비스 분야는 전분기에 비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전반적으로는 상반기 실적이 나쁘지 않으나 2분기에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이에 CNB는 업종별로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 편은 무더위 특수를 누리고 있는 백화점 업계 이야기다. <편집자주>
롯데, 조금씩 사드 이전 수준 회복
신세계, 면세점과 시너지 확장 주력
현대百, 꾸준한 명품전략 성장 견인
백화점 업계는 ‘빅3’로 불리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모두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간만에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경기악화에 따른 소비침체에다가 중국의 사드보복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올해 들어서 조금씩 회복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명품·리빙 사업군이 매출을 견인하면서 실적달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롯데백화점)은 조금씩 사드보복 이전 수준의 회복하고 있으며 신세계도 명품사업군이 활기를 띄면서 영업이익이 두자릿수를 나타냈다. 현대백화점도 명품분야에서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백화점 시장 점유율은 롯데백화점이 39.6%로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2위를 놓고 신세계백화점(28.1%)과 현대백화점(28.0%)이 근소한 차이로 다투고 있다.
후발주자인 한화갤러리아와 AK플라자(애경백화점)의 점유율은 이들 빅3에 비해 미약한 편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2분기 매출은 해외패션·리빙가전(에어컨·선풍기) 등에서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견인으로 이어졌다. 특히 생활가전은 전년보다 7.2% 이상 판매율이 늘었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우선 롯데백화점은 사드부진에서 조금씩 벗어나 매출을 회복하면서 2위와의 격차 벌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 5920억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 매출 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 가량 늘었다.
이중 2분기 매출은 연결기준 7700억원,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은 0.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42.5%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사드여파로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곤두박질쳤지만 올해는 해외패션과 해외점포에서 발생한 매출 증가가 이익을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해외패션은 전년과 비교해 12.4%, 생활가전은 7.2%, 해외점포는 9%이상 늘었다. 여기에다 부채 탕감비가 작년 대비 205억원 정도 감소하다보니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에도 혁신점포 운영, 업태전환, 해외진출에 따른 비효율 점포 매각 등 구조조정을 강화해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중이다. 9월부터는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옴니채널 매장을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베트남에 진출한 백화점은 차별화된 MD(상품기획) 및 새로운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CNB에 “아직 사드여파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조금씩 호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중국 할인점 매각과 견고해진 동남아 사업, 온라인 사업 강화 등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 19일 ‘서머 바캉스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패션부터 잡화 등을 최대 60% 할인판매가 이뤄졌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 화장품 분야에 ‘사활’
신세계백화점은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394억원, 영업이익은 101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6% 가량 증가했다.
이중 2분기 매출은 4137억원,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은 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2%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증축 효과와 함께 하남점·김해점 등 신규점 오픈에 따른 매출증가가 실적에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게다가 5월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선풍기·에어컨 등 리빙가전과 해외명품 상품군의 판매율이 늘면서 매출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는 최근 문을 연 강남면세점과의 시너지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오픈한 강남면세점의 고객 유치에 전사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백화점 인프라를 활용한 MD구성을 확대해 해외명품 유치를 이끌어내는 한편 고속터미널 일대를 쇼핑센터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강남역에 있는 신세계 ‘시코르’ 화장품 편집샵.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신먹거리 사업인 ‘시코르’ 화장품 편집샵 확대를 위한 노력도 가속화한다. 화장품 사업은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대표이사가 힘을 쏟는 분야다. 백화점 화장품 군은 주로 샤넬·디올·생노랑 등에 집중되다 보니 가격이 비싸 고객층이 30~50대로 한정적이다.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시코르 매장을 백화점 안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편집샵 오픈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인프라도 적극 활용한다. 이달부터 온라인 SSG닷컴 VIP 고객에게는 백화점에서도 VIP혜택을 부여해 고객 맞춤서비스를 늘리고 상시 할인율을 높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CNB에 “백화점 별로 상반기 실적이 성장세를 나타낸 만큼 하반기에도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신세계가 가진 유통인프라를 잘 활용해 면세점·백화점·화장품 사업 간 윈윈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장기적인 매출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오프라인’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잘 살려 하반기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중에 있다. 지난 여름 정기세일 행사 시즌에 고객이 겨울 이월 할인상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현대百, 대규모 이벤트로 공략
현대백화점은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942억원, 영업이익은 178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 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4.2% 가량 줄었다. 이는 부가세 환급 영향 등에 따른 것으로, 이 부분을 제외하면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9.4% 가량 늘었다.
이중 2분기 매출은 4423억원, 영업이익은 7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5%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약 9% 늘었다.
명품과 리빙이 신장세를 유지하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명품·리빙 제품군의 상반기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 21.0%를 나타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CNB에 “추석 이벤트,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고자 다양한 프로모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 외관. (사진=한화 갤러리아 제공)
후발주자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한화갤러리아)와 애경백화점의 실적도 주목된다.
한화갤러리아(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상승한 1751억원,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둔 것과 달리 올해는 1억 2400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했다.
이중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4% 증가한 862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에 92억원의 손실을 낸 것과 반대로 올해 9300만원을 거둬들였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CNB에 “대전·충청권의 백화점 매출이 전체 백화점 시장의 50%가 넘는데, 이는 루이비통 입점이 이 곳이 유일하기 때문”이라며 “해외브랜드 유치 등 지속적인 MD경쟁력 강화를 통한 외형키우기 전략이 이익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애경그룹 백화점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K플라자 구로본점·수원점·분당점·평택점·원주점·인천공항점 등 5곳은 2014년 2조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조5200억원으로 30% 가량 줄었다. 계열사의 재무상태도 좋지 않다. AK플라자 분당점·원주점을 운영하는 AK S&D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점을 운영하는 애경유지공업도 몇 년간 적자가 계속되다가 지난해 겨우 흑자세로 전환했다.
(CNB=김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