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이 열린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한국의 승리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더워진 날씨에 월드컵 특수까지 겹치면서 맥주 소비량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게다가 수제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주류·유통업계에서는 ‘홈술족·맥덕족’을 겨냥한 맥주 마케팅이 한창이다. CNB가 기업들의 이색 프로모션을 살펴봤다. (CNB=김주경 기자)
평창서 시작된 스포츠마케팅, 월드컵 ‘정점’
응원전․할인행사…축구경기마다 판매 급증
수제맥주, 대형마트와 손잡고 빅3에 도전장
5월부터 때 이른 불볕더위가 시작되고 이달부터는 월드컵축제가 열리다보니 맥주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맥덕족(도수가 높은 주류 대신 맥주를 선호)과 홈술족(맥주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는 것)이 늘면서 주류·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고객잡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GS리테일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스웨덴의 월드컵 축구 경기가 펼쳐졌던 지난 18일 전국 점포 맥주 판매량은 162만 개였으며, 지난 24일 멕시코전 때는 184만 개가 판매됐다. 독일전이 열린 27일에도 맥주 판매가 급증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월드컵 거리응원이 열렸던 저녁 시간대(오후 6시~밤 12시) 광화문, 영동대로 인근 매장 30곳 맥주 매출은 주중 평균 대비 18.5배나 늘었다.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통상 맥주시장의 여름매출은 다른 계절보다 높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오비(OB)맥주의 여름철(6~8월) 맥주 판매율은 연매출의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이트와 롯데주류도 30%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맘때는 여름철 성수기가 시작되는데다가 러시아 월드컵 특수까지 겹치면서 주류업계는 각종 프로모션 등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류업계는 올해 마케팅 전략으로 ‘스포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과 6월 러시아 월드컵 등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마케팅 활동이 빨라졌다.
▲오비맥주 주최로 28일 서울 영동대로에서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거리응원이 펼쳐졌다. 전광판에 배치한 카스 ‘뒤집어버려’ 스페셜패키지. (사진=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는 지난 4월 일찌감치 월드컵 마케팅에 나섰다. 회사 주력제품 버드와이저는 올해 러시아 월드컵 공식 스폰서 맥주로 선정되면서 전 세계 TV 광고,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 및 전용잔 출시, MVP선수 시상 등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있다.
국산맥주 카스는 아예 러시아 월드컵 슬로건을 ‘뒤집어버려’로 정했다. 이 메시지에는 “한국이 비운의 F조이지만 국민응원에 힘입어 세계적 예측을 뒤집고, 우수한 성적을 거두자”는 의미와 함께 어려운 현실에 과감히 맞서는 20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함이다. 이런 컨셉에 맞춰 맥주 병·캔 디자인에 카스 로고를 거꾸로 배치했다.
또한 2002년 당시의 감동을 재현하고자 월드컵 캠페인의 TV 광고 모델에 4강 신화를 장식했던 안정환 선수를 배치한 데 이어 차범근 전 감독, 축구캐스터 조우종을 모델로 선정했다.
이번 오비맥주 마케팅의 화룡점정은 ‘월드컵 응원전’이다. 18일 스웨덴전, 24일 멕시코전, 27일 독일전 등 대한민국 조별 예선 경기 날짜에 맞춰 서울 강남 영동대로에 대형 무대와 스크린 등을 설치해 대규모 국민 응원의 장을 마련했다.
월드컵 이후는 ‘2018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콘서트로 여름의 대미를 장식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행사 일정은 아직 미정이며, 8월 잠실 보조경기장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클라우드 비어스테이션에서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 (사진=롯데주류 제공)
롯데주류도 대한축구협회 공식후원사로 선정되면서 관련 마케팅 활동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피츠 수퍼클리어’ 제품은 스포츠 분야에서 다양한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 A보드(경기장을 둘러싼 광고판) 광고게재, 월드컵 응원전, 경기 영상에 브랜드 노출, 입장권 프로모션 등을 펼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엑스트라콜드 여름 한정판 ‘썸머 에디션 72’로 여름 성수기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 12일 첫 출고된 ‘썸머 에디션 72’는 여름, 페스티벌, 열정 등 3가지 테마 아래 72종의 각기 다른 멀티패키지를 적용해 ‘아트 컬렉션’ 형태를 이뤘다. 또한 한정판 맥주에 이어 코끼리 캐릭터 ‘필라이트’ 마케팅도 이어가고 있다.
수제맥주들 틈새 공략
유통업계도 수입맥주 할인행사와 수제 맥주를 활용한 다양한 콜라보 행사를 내놨다. 지난 4월 주세법 개정으로 유통업계에서도 소규모 양조장의 수제맥주 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판매 차별화 전략으로 눈도장을 찍겠다는 심산이다.
이마트는 수입 맥주 칭타오(330mL*12병), 버드와이저(473mL*6병), 레페 브라운(500mL*4캔) 등을 9000원에 할인 판매하는 데 이어 수제맥주도 내놨다. 대표적인 것이 수제 맥주 브랜드 ‘더 부스’가 만든 치킨을 위한 맥주 ‘치믈리에일’이다.
이 외 강릉 ‘버드나무’, 속초 ‘크래프트루트’, 일산 ‘플레이그라운드’와 울산 ‘화수’ 등 4곳 소규모 양조장(브루어리)과 손잡고 여름 시장공략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PK마켓 스타필드 하남점과 PK마켓 스타필드 고양점 등 9개 매장에서 수제맥주 27종을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는 ‘칭타오 쿨러백 패키지(330mL*12개)’를 비롯해 ‘오비 카스 월드컵 에디션(740mL)’, ‘버드와이저(740mL)’, ‘하이네켄(650mL)’ 3개 이상 구입시 할인해주고 있다.
GS25도 국내 크래프트 회사와 협작으로 수제맥주 ‘광화문’을 내놨다. 수제맥주의 잇따른 출시는 지난해 여름 ‘더부스 국민IPA’를 내놓은 이후,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
중소 수제맥주회사들의 틈새 공략도 눈여겨볼 만하다. SF이노베이션에서 운영하는 맥주주점 ‘김작가의 이중생활’은 크래프트 브루어리와 손잡고 수제맥주 김작가s 국민IPA를 1만병 한정 출시했다. 이 제품은 더부스 시그니처 맥주 국민 IPA 제품을 본따 ‘김작가의 이중생활’ 브랜드의 캐치프레이즈(낮보다 밤에 더 보고싶어)를 접목시켰다.
▲지난 24일까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오픈했던 제주맥주 팝업스토어. (사진=김주경 기자)
다른 수제맥주 브랜드 ‘제주맥주’는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서울 마포구 소재 연남동에 최근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제주도에서만 판매됐던 ‘제주위트 에일’을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직접 마셔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지난 24일까지 열린 연남동 팝업스토어는 제주 특유의 감성을 담은 인테리어와 제주맥주 MD상품을 판매하는 굿즈 공간으로 관심을 끌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마케팅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맥주시장의 열기는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 생산라인 공장에서는 물량을 쏟아내느라 직원들이 휴가는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
(CNB=김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