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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아이폰 집단소송 40만명 육박…승소 가능성은?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애플이 소비자 상대로 사기 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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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주경기자 |  2018.01.22 14:32:49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애플 관계자에 대한 형사소송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이 구형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낮췄다는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와 관련, 국내에서 집단소송에 참여한 소비자들이 40만명에 육박하는 등 갈수록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20일 “아이폰6 이상 모델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배터리 꺼짐 현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했는데 이로 인해 성능이 다소 저하됐다”며 사실상 문제를 인정했다. 

소비자들은 “애플이 새 아이폰 구입을 유도하고자 고의적으로 성능을 조작한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지만, 애플 측은 “고객안전을 위한 조치였을 뿐,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는 과거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가열 문제로 250만대 전량을 리콜 조치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번 집단소송은 소비자주권시민회의와 법무법인 한누리가 진행 중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9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847명의 소송인단을 모았다. 이와 별개로 한누리를 통해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는 39만명을 넘어 섰다.    

CNB가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고계현 사무총장을 통해 소송의 배경과 승소 가능성,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통화내용. (CNB=김주경 기자)

집단소송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팀 쿡 애플 대표는 아이폰 생산 및 운영체제(iOS)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해 소비자들이 각자 보유한 기기에 설치하도록 했다.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 역시 미국 애플본사로부터 지시받아 아이폰을 판매하면서 iOS 업데이트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한글버전을 제공해왔다. 

특히,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는 소비자들에게 업데이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임의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애플사가 아이폰6·6S·7·7+·SE 등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적으로 저하시켰다. 이는 명백한 ‘소비자 권리 침해’이기에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 지난 18일 검찰에 팀 쿡 애플본사 대표와 대니얼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를 상대로 형사소송장을 접수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아이폰 집단소송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송 방식은.

민사와 형사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민사소송은 참여접수를 완료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고, 형사소송은 ‘컴퓨터에 의한 업무방해죄’, ‘사기죄’, ‘재물손괴죄’ 혐의로 진행한다. 

애플 측은 업데이트를 통해 배터리 잔량에 따라 기기의 성능을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장애를 발생시켰다. 소비자들은 정보검색, 은행송금, 주식거래 등 일상적인 업무에 불편을 겪었기에 형법 제314조 제2항 ‘컴퓨터 등 이용 업무방해 죄’에 해당된다. 

‘사기죄’는 업데이트 프로그램이 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위해 고의적으로 만들어졌고 관련 내용을 고객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립된다. 피해자들은 AS센터에서 배터리 교체에 따른 수리비 지출과 새 기기로 교체해 재산상 손해를 입은 반면 피고발인들은 재산상 이득을 봤다. 

‘재물손괴죄’는 일부 소비자들이 업데이트로 인해 기기 성능이 최대 3분의1까지 저하됐다는 점에서 적용될 수 있다. 소유자의 이익에 반하는 손실이 있었으므로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의 죄’가 성립될 수 있다. 

▲본체 안에 탑재되어 있는 아이폰 배터리를 교체하는 모습. (사진=김주경 기자)



소송 청구인 자격은.

아이폰을 보유한 고객 전부가 소송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폰 6, 아이폰6S(플러스 포함), 아이폰 7(아이폰 7 플러스 포함), 아이폰 SE 고객 중 업데이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거나 업데이트를 받고 난 후 배터리 수명이 감소되었다는 증거가 있다면 참여할 수 있다. 문제의 업데이트가 출시된 지 2년이 지난 이들 4개 기종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비교적 최근 보급된 아이폰 8, 아이폰 X 보유자(단, 배터리 성능 저하로 인해 최신기종으로 교체한 자는 가능)는 해당사항이 없다. 

현재까지 참여한 인원은.

소송접수 마감시한인 지난 19일 오후 6시까지 두 차례에 걸쳐 소송인단을 모집한 결과, 847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홈페이지 공지사항 안내에 따라 아이폰 기종, 신규 휴대폰 교체여부 및 교체시기와 업그레이드 증상을 간략하게 메모하거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발견된 증상들을 사진으로 첨부한 사람들이다.  
  
승소 가능성은.

예측하기 힘들다. 이번 소송은 집단으로 이뤄지는 데다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증거 입증 책임이 청구인(소비자)에게 있다. 업데이트의 고의성을 밝혀내 행위의 불법성을 증명해내야 한다. 법원을 통해 이런 부분이 인정 돼야만 정확한 손해배상 가액도 책정할 수 있다. 애플 측이 배터리 결함문제를 부분적으로 인정한 만큼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반드시 이긴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iOS 업데이트로 인한 핸드폰 성능 저하로 불편을 겪은 고객들이 애플사 AS센터에서 배터리 교체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송 비용은.

민사소송을 하려면 원고(소비자) 측에서 소송에 필요한 송달료와 인지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 비용은 청구인원 수와 배상 청구금액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평균 1인당 1만원대로 예상된다. 그리고 변호사 비용은 공익성을 고려해서 (성공보수 형식이 아닌) ‘공익소송기금’을 조성해 실비형태로 지급할 예정이다. 

승소하면 어느 정도 배상을 받을 수 있나.

손해배상 금액은 1인당 220만원씩 책정해 청구했다. 최신 스마트폰 평균 출고 비용 120만원과 정신적 피해 위자료 1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미국 법원에 ‘징벌적 손해배상’도 병행할 예정인가.

‘징벌적 손해배상’ 제기는 법리적으로도 어려움이 있다. 고객들 대부분이 국내(애플코리아)에서 아이폰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한다 못한다’ 얘기하기는 이르며, 향후 세부적으로 법리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 이 소송을 위해서는 미국 법률에 정통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크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기업이 악의적인 불법행위를 통해 이익을 얻은 경우 이익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손해배상 하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도급법에서만 징벌적 배상 제도가 적용되지만,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미국가들에는 다양한 형태의 징벌적 제도가 있다)

(CNB=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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