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등이 지난 26일 자민당이 소녀상 철거와 관련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화해·치유 재단’에 10억 엔(약 111억원) 출연을 앞둔 가운데, 소녀상의 철거·이전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교도통신 등 일본 유력 언론들에 따르면, 자민당 ‘외교부회’와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명위원회’의 합동 회의에서 나카소네 히로후미 전 외무상은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의 소녀상에 관해 “일본은 속히 철거하라고 여러 번 요구했는데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소녀상 문제를 언급했으며, 이후에도 일본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계속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반면, 일본 보수세력은 ‘화해·치유 재단’을 통한 10억 엔 출연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중이다.
메라 고이치 ‘역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세계연합회’(GAHT) 대표는 지난 25일 교도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사죄하고 돈을 내면 외국에서는 ‘일본이 (심한 짓을) 했다’는 것이 된다. 일본 정부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일본 정부와 위안부 합의를 통해 일본 정부가 예산 10억 엔(약 111억 원)을 출연하기로 하고, 협의를 진행한 끝에 생존 피해자에게는 1억 원, 사망 피해자에게는 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정작 자신들의 의견은 배제한 채 진행한 합의에 대해 반발의 뜻을 보이고,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소녀상 철거를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여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