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에 대해 침묵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 비박계 의원들이 질책을 하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를 두고 새누리당 안팎으로 파열음이 나고 있는 가운데, 비박계가 이정현 대표에 우 수석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이 대표는 우 수석 관련 의혹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보이고 있다.
이에 비박계 의원들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해 질책의 목소리를 냈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이기고도 지는 싸움이 있고 지고도 이기는 싸움이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 당은 살아남지 못한다. 당 지도부는 민심을 생각하고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이 앞선다”고 밝혔다.
또 나경원 의원은 “제가 지난주 용기 있고 정의로운 대표가 돼 달라고 말했는데...(중략) 때로는 질서 있게 움직여야 되지만 좀 더 당이 국민 목소리를 담아내는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표출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부의장인 심재철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검찰을 지휘하는 민정수석이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하다”면서 사실상 우 수석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던 중립성향인 정진석 원내대표도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정수석은 정부 사정기관 지휘 책임은 물론 공직기강 확립, 공직자 검증, 국민여론 동향 파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특별감찰관의 수사의뢰가 제기된 상항에서 직책을 계속 한다는 것은 법리상 국민정서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러한 질책에도 “저는 벼가 익고 과일이 익는 것은 보이는 해와 구름, 비만 있어서가 아닌 보이지 않는 바람도 늘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보이진 않는 곳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야권에서도 교착 상태에 빠진 정국에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별관 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 관련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꽉 막힌 정국을 풀 조정력이 약한 여당 지도부에게 한마디하겠다. 정국이 막힐 때 정치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 여당대표의 정치력은 그때 필요한 것 아니냐. 이 대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대통령께 할 말은 하고 문제를 풀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친박 실세가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서 국회 출석할 수 있도록 설득해주고, 대통령을 설득해서 제대로 된 인사를 하도록 해주고, 세월호‧백남기 가족 생각해서 억울한 사람의 작은 하소연을 들어달라고 건의해주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