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 대강당에서 1987년 제 13대 대선 당시 개봉되지 않았던 서울 구로구을 투표함이 29년만에 개봉다. (사진=연합뉴스)
1987년 제 13대 대선 당시 부정선거 의혹으로 개봉되지 않았던 서울 구로구을 투표함이 29년만인 지난 21일 개봉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 대강당에서 진행된 구로을 투표함에 대한 개함 및 개표 작업에서는 유효 득표수 4243표 중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3133표로 가장 많은 표를 득표한 것으로 나왔다.
뒤를 이어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가 575표,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 404표,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후보 130표, 신정일 한주의 통일한국당 1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29년만에 개봉된 이 개표함은 1987년 ‘구로구청 농성사건’의 발단이 됐다.
해당 연도 12월 16일 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오전 11시경 구로선관위 직원이 투표함을 미리 트럭에 싣고 개함소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를 발견한 시민들과 충돌을 빚게 된다.
이후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시민들은 구로을 선관위 사무실을 점거하며 캐비넷에서 1500장이 넘는 투표용지를 발견한다.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1000여 명 이상이 연행됐다.
그 사이 당선후보와 194만여표의 차이로 부재자 투표함에 든 표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단, 개봉되지 않은 채 제 13대 대선 개표가 종료된다.
한편, 선관위는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한 오랜 논란거리를 해소하기 위해 투표함의 개봉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