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세월호 보도와 관련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 보도개입을 한 녹취록이 공개된 가운데, KBS 기자들이 직접 폭로하며 비판하는 성명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세월호 관련 보도지침을 내린 가운데, KBS 보도본부 소속 33기 기자들이 직접 시조를 빌린 성명을 내 눈길을 끈다.
박통각하 우국충정, 몰라주니 서운하네
주 7회도 모자라니 밤낮으로 틀어보세
민심처럼 시청률은 하늘 높이 치솟는데
은혜마저 몰라주니 이내 마음 섭섭하네
까치 울음 찾아온 듯 전화소리 반갑구나
면목 없단 부탁인데 어찌그리 매몰찬가
서로 사맛디아니해도 녹음버튼 웬말인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상화를 하자는데 뒷조사가 웬일인가
현명하다! 그의 판단, 고매하네 우리 기사
은갈매기 한쌍처럼 집중원투 정답구나
왜란으로 나라뺏긴 비상시국 아닐진데
안팎으로 시끄럽네 국론분열 머리아파
까닭없이 까지말고 월급날을 기다리세
북한소식 궁금한데, 너희들은 안물안궁?
한시라도 못 전하면 혓바닥에 바늘 돋아
보고말았네, 하필 오늘! (박통께서) 좋아하네
도탄빠진 조선민족 구하 길은 통일대박!
그리자! 소설보다 실감나는 처참한 북조선을!
만들자, 질릴 때까지 북핵위기 또 수공위기!
좀비처럼 죽지않고 대대손손 보도하세!
해치지마 욕하지마 아프지마 박통 박통 잠보.
(에헤라! 세상 사람들아, 가로로만 읽자꾸나)
위에서 보이는 맨 앞의 글자를 가로로만 읽으면 “박주민은 까면서 이정현은 왜안까 북한보도 그만좀해”가 된다.
KBS 기자들의 반란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에도 KBS 27기 기자 18명은 “청와대 보도개입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KBS의 위상이 일개 임명직 공무원이 보도국장에게 답변할 틈도 주지 않고 욕설까지 섞어가며 목에 핏대를 세울 수 있는, 그러면서 대통령도 봤다며 간교한 협박을 서슴지 않는 딱 그 정도다. 이정현 전 수석의 겁박을 실제로 접했을 때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법적대응은 고사하고 그나마 작성한 단신 기사도 무시됐다. KBS 내부에서 이번 청와대 보도개입 건을 의도적으로 기사화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이 전 홍보수석이 언론 보도 개입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됐음에도, KBS는 실제로 이와 관련한 보도를 전혀 내보내지 않아 비난 여론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