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일부 남학생들이 하는 카카오톡방에서 여성 동기, 선배, 새내기를 대상으로 언어성폭력이 행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고려대학교 일부 남학생들이 하는 한 카톡방에서 일베 말투를 쓰며 언어 성폭력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중에는 양성평등센터 등에서 일했던 이들도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려대 안의 게시판에 붙은 “동기, 선배, 새내기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카카오톡방 언어성폭력 사건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대자보 사진이 공개됐다.
대자보에는 “지난 10일 새내기 때 일부 수업을 함께 듣던 남학우 9명으로 구성된(가해자 8명)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1년여 동안 언어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됐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A4용지 700쪽에 달하는 원문을 통해 (중략) 가해자들의 언어성폭력은 외모에 대한 비하부터 성희롱, 성폭행 가능성, 지하철 몰카 등 성범죄에 관한 것까지 광범위하다”며 원문 중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는 “진짜 새따(새내기와 성관계)를 해야 된다” “OOO은? 다 맛볼라 하네, 씹던 껌 성애자 단물 다 빠진 게 좋노” “유부녀 페티시? 이기야” 등의 대화가 있다.
또 이 중 한 명은 지하철에서 몰래카메라를 찍은 뒤 “도촬 성공함”이라며 사진을 전송했고, 이 사진을 보고 성적 흥분을 느낀다는 등의 말을 했다.
대자보를 게제한 ‘고려대 카카오톡 대화방 언어성폭력 사건피해자 대책위원회’는 “가해자 8명 중 한 명이 양성평등센터 서포터즈를 한 바 있고, 한 명은 새내기 새로배움터 조 성평등지킴이였으며, 또 다른 한 명은 페미니즘 소모임에서 활발히 활동한 바 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문제가 제기된 뒤 피해자들을 되려 모욕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이로 인해 실명이 거론된 여학생들의 2차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징계 및 제재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부 열심히 하면 뭐하냐” “사투리라면 처음부터 써야 맞는데 표준어 쓰다가 밑에서 갑자기 ‘좋노?, 이기야’라니...일베의 말투가 보인다” “일종의 정신병인가, 저런 단어를 만들어서 쓰면서 우월감을 느끼나?” “역시 학벌과 인성이 비례 관계가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