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이 지난 3월 주최한 '이승만 시 공모전'에 세로로 이승만을 비판한 시를 쓴 '우남찬가' 작가를 고소했다. 해당 작가는 자신이 받은 소장의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자유경제원이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세로 드립’을 활용해 이승만을 비판한 ‘우남찬가’ 작가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게임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우남찬가 작가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자신을 “우남찬가의 저자 장민호”라고 밝히며 “5월 11일 수요일, 서울마포경찰서로부터 우남찬가와 관련해 고소장이 접수되었단 문자를 받았고, 5월 17일 화요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소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개된 소장의 내용에는 “원고(자유경제원)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가치를 도입한 이승만 초대대통령에 대한 공을 기리고자 ‘제 1회 이승만 시 공모전’을 개최하게 되었다. 공모전 개최 취지는 자유경제원이라는 기관의 특징상 분명할 뿐 아니라, 시 공모전을 개최한다는 홍보물의 내용, 응모주제에도 분명히 나타나 있다”고 적혀있다.
또 “(중략) 그러나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위 공모전은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되었다. 해당 시의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 다른 사실에 기초하거나 자신만이 해석한 주관적인 의견에 기반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자유경제원의 공모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그러한 내용의 시로 응모하는 행위는 명백히 시 공모전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적시돼있다.
그러면서 필명을 쓴 점, 시 말미에 P.S를 붙여 세로드립임을 밝힌 점 등을 들어 ‘고의적’이라고 판단하고, 자유경제원이 행사를 준비하게 위해 지출한 금액과 사회적 평가저하에 따른 위자료를 더한 5699만 6090원을 (원고에) 지급하라고 밝혔다.
이에 작가는 “본인의 시를 ‘문학공모전’에 응모한 것은 그 어떠한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행위였다. 공모전에 작품만 응모했을 뿐 일체 다른 위력이나 위계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그러므로 공모전의 특성 상 심사위원들의 판단미숙으로 발생한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공모전 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의 시는 가로로 읽으면 이승만이라는 인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동시에 세로로 읽으면 그의 과오에 대한 강한 비판을 하는 ‘세로드립’이라는 문학적 장치의 미학을 살린 문학적 예술작품”라고 주장했다.
현재 작가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 변호를 요청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이승만에 대한 역사적 사건이 한 올도 빠짐없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예술 작품의 하나로써 읽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두 가지 뜻으로도 읽을 수 있는 작품인건데 못 알아본 심사위원이 문제”라는 의견과 “정말 찬양과 비판을 동시에 하길 원했다면 설명 정도는 달았어야 한다” 등 대치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