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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르포] 유세장에 뛰어든 연예인들…시민 반응은?

송일국·박정숙·이재룡 등 연예인 10여 명 선거운동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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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강소영기자 |  2016.04.09 08:34:25

▲4.13 총선이 임박한 가운데 후보들은 연예인 가족이나 유명 지인을 총동원해 표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지하철 3‧5호선 오금역 개찰구 앞에서 배우 송일국이 어머니인 김을동 새누리당 후보의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강소영 기자)

총선 열기만큼이나 스타들의 참여도 뜨겁다. 각당 후보들의 가족과 배우자 등 10여 명의 연예인들은 아예 이번 선거의 핵심 선거운동원으로 발벗고 나섰다. CNB가 연예인 유세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지역을 찾아가 시민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CNB=강소영 기자)

시민들 반응 ·불호제각각

시민단체 선거가 가십거리’로 전락


이번 4.13 총선에서 선거운동에 참여한 연예인들은 대략 10여 명에 달한다.

새누리당 김을동 후보(송파병)의 아들인 송일국(배우)과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강동을)의 아내 박정숙(방송인),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서울 중-성동을)의 아내 심은하(배우), 새누리당 김상민 후보(수원시을) 아내 김경란(아나운서)이 대표적이다. 

다만 심은하의 경우 조용한 내조로 남편을 뒷받침하고 있을 뿐 선거운동에는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단연 송일국이 유세하는 송파병(거여1·2동, 마천1·2동, 오금동, 가락본동, 가락2동, 문정1동, 장지동)과 드라마 ‘대장금’에서 중전 역을 맡았던 박정숙이 당시 출연 의상인 한복까지 챙겨 입고 유세를 펼치는 강동을(천호제1·2·3동, 성내제1·2·3동, 둔촌제1·2동)이다.

‘삼둥이 아빠’ 송일국 “아이들도 제대로 보지 못해”

송파병 지역에서는 지난 4일부터 근처 지하철역과 아파트단지 일대에서 송일국을 마주쳤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출근길보다 이른 시간에 무작정 지하철을 타고 강동구로 향했다. 아니나다를까, 트위터에는 실시간으로 송일국을 만났다는 사람들의 메시지가 속속 올라왔다. 

오금역 3호선 개찰구 앞에서 만난 송일국은 아침·저녁 유세로 초췌해진 모습을 한 채 “아이들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웃어보였다. 지난 6일 김을동 후보가 지역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로 논란을 빚은 때문일까? 언론 노출에 우려를 드러냈다. 

옆에서 그의 유세를 지켜본 결과, 지나치는 이들 중에는 바쁜 출근길에 잰 걸음으로 눈을 흘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관심을 표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송일국에게 다가가 자신의 핸드폰을 건네며 ‘셀카’를 같이 찍거나 함께 인사를 건네는 풍경도 자주 연출됐다. 

반면, 지하철을 기다리며 만난 이들에게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출근길에 송일국을 지나쳤다는 한 20대 직장인은 연예인 유세에 대한 질문에 “(연예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유세를 하는 것이다. 연예인을 만나면 반갑고 신기할 뿐”이라며 자신이 정한 표심에 흔들림이 없음을 밝혔다.

또 50대 자영업자라고 밝힌 김재훈 씨는 “실제로 공약이 어떤지를 알아야 하는데, 연예인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기분이다. 아는 얼굴이라고 뽑으면 그게 지역을 위해 뽑는 거냐”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김을동 후보의 공약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한 후 자리를 떴다. 

상대 후보인 더민주 남인순 후보는 “연예인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언론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시민들은 대체로 연예인이 동원되는 유세에 잠깐 관심을 보이면서도, 금세 달라지지 않는 정치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강동구 천호공원에서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의 아내 박정숙이 시민들에게 한 표를 부탁하는 장면. (사진=강소영 기자)

시민들 “연예인 유세에 관심없다”

지난 6일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가 뛰고 있는 강동을 지역을 찾았을 때에도 시민들은 양쪽으로 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5시 30분경 천호공원에서 많은 시민들 사이로 이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고, 이 후보의 아내 박정숙이 지지 유세를 하며 뒤이어 나타났다. 

공원 근처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40대 박영순 씨는 “연예인이 유세를 해도 상관없다. 이젠 후보나 공약이나 다 그게 그거기 때문”이라면서 “우리같은 영세업자들은 장사하는 사람이니 카드 수수료를 낮춘다던가 하는 와닿는 정책이 있어야 하는데, 어차피 누굴 뽑아도 힘든 건 똑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CNB 취재진이 지역구별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자신이 뽑으려는 후보의 공약에 대해 잘 모르거나, 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유세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이밖의 지역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다. 

인천 남구을의 무소속 윤상현 후보는 인천 출신 탤런트 윤철형과 ‘전원일기’에 출연했던 이수나, 그룹 백두산 리드 보컬 유현상·최윤희 부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용현시장 등에서 윤 후보의 지원유세를 했다.

또 기동민 더민주 후보(서울 성북을)는 배우 이재룡·최종원, 작곡가 김형석 씨가 힘을 보태고 있고, 김명연 새누리당 후보(안산 단원갑)는 가수 홍서범·조갑경 부부와 가수 김민규씨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한편, 시민단체에서는 연예인 유세가 선거를 ‘가십거리’로 전락시킨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보도감시연대는 지난 4일 “각 방송사마다 종편 방송(TV조선, 채널A, MBN 등)을 중심으로 출마자들의 유명인 배우자를 조명하는 보도가 자주 나오고 있다”며 “특정 후보를 홍보해주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CNB=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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