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유승민 사태’의 주인공이 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의원 공천 여부를 놓고 새누리당이 양분되어 서로 책임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7월 이른바 ‘국회법 파동’ 당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제 발로 나가라”는 압박과 “목을 쳐달라”는 반박이 무한반복됐던 상황이 재연됐다며 ‘제2 유승민 사태’라고 부르고 있다.
우선 유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사단’을 중심으로 한 비박(비박근혜)계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가 주류인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가 무책임하게 상황을 키웠다고 주장한다.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유 의원이 당 정체성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는 데 대한 논란이 있다면 경선을 통해 심판을 받도록 했어야 했다”면서 “상향식 공천 원칙이 담긴 당헌당규는 무시하고 공천권을 휘두른 게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비박계 3선인 정두언 의원도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의 행태는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소탐대실의 자해행위”라고 책임론을 제시했다.
반면, 친박계에서는 유 의원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은 탓에 당의 내홍이 커졌다면서 지금이라도 탈당을 선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박 핵심 중진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당과 정체성이 달라서 당당하게 무소속으로 심판을 받겠다고 말하는 게 제대로 된 리더가 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리더를 자임하는 유 의원 입장에서는 당당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공천관리위가 유 의원 문제에 대한 결론은 늦추는 데 대해 “유 의원을 최대한 예우하는 것이고, 애정의 표시”라며 “당당하게 걸어나가라고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