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원옥(왼쪽),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8일 미국 곳곳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길 할머니는 오는 12일 UN에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를 주장하는 청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길원옥 할머니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국 뉴욕과 워싱턴DC 등지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을 찾은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시청과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견에서 “일본이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 진실은 결코 막을 수 없다”면서 한일 정부 합의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나 진심어린 사과만 하면 분명한 해결이 될 수 있는 쉬운 일임에도 아직도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아베를 비롯한 일본정부 각료들은 각성해야 한다” 재차 밝혔다.
이어 뉴욕시의회가 위안부결의안을 상정하기로 하기로 한 것에 대해 “진실을 위해 법제정에 노력해 준 뉴욕시 정치인들의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며 “돌아가신 할머니들께 내가 해결하고 왔다고 말할 수 있도록, 또 세계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서 꼭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시의회 로리 컴보 여성인권위원장도 이 할머니의 뜻에 동참하며 “일본군이 성노예를 동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일본 정부가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위안부 피해자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여성들의 존엄을 회복할 기회를 반드시 부여해야 하며 직접적인 사과와 진실성이 담긴 사과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이는 한일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제 성범죄 문제이기 때문에, 다음 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오후에 유엔본부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해 한일 위안부 합의를 긍정평가한 반기문 총장에 대해 “모르면 말하지 말라. 반총장이 우리가 겪은 일을 겪었는가? 반총장은 가만히 있었으면 중간이나 갈 것을 그랬다”면서 비판하기도 했다.
워싱턴DC에서는 길원옥 할머니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공동대표와 회견을 갖고 한일 합의에 대해 성토했다.
길 할머니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우리 피해자들의 생각을 듣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만나서 마음대로 합의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면서 “역사의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길원옥 할머니는 10일부터 12일엔 뉴욕을 방문, UN에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를 주장하는 청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며, 13일엔 버지니아 페어팩스의 윌리엄 조 평화센터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15일 미 국회를 방문해 연방 정치인들에게 위안부 문제의 중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