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1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판교역 광장에서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천만서명운동본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법 처리 촉구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직접 서명에 나서면서 시작된 ‘민생구하기 입법 촉구 천만 서명운동’이 19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서명의 목적은 박근혜 정부가 발의한 경제활성화법안 30여개 중 마지막 남은 서비스산업발전법(서발법)과 노동4법의 국회통과다. CNB가 각 경제단체의 서명운동 분위기를 살펴봤다. (CNB=강소영 기자)
서명 150만 돌파…하루 3~4만명 동참
동네슈퍼들, 고객과 맨투맨 서명 권유
대북리스크 커지며 보수층 서명 결집
서명운동은 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와 33개 경제·시민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 현대차 LG 등 재계 서열 20위권 내 대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서명인원은 145만명을 넘어섰다. 최종집계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150만여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상의, 전경련, 중기협중앙회, 경총 등 경제단체 대표들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입구에서 당 관계자들에게 ‘경제활성화’ 법안 입법 촉구 서명부와 성명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 전이었던 지난 5일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서명인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긴장이 고조된 12일 이후에는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서명운동이 활기를 띄고 있다. 정확한 집계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지만 12일 이후 하루 3~4만명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관계자는 CNB와의 통화에서 “거리에서 받은 현장서명과, 각 단위조합에서 들어온 팩스서명, 자체 홈페이지에서 받은 온라인서명을 합해 지난 22일 기준으로 15만명을 조금 넘겼다”고 전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전국 역, 버스터미널, 전통시장, 축제장, 지역 중소기업 행사장 등에서 서명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산하 585개 회원 협동조합은 물론 동네 슈퍼마켓들까지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은 전국 49개 지방조합과 함께 2000여개 동네 슈퍼마켓 계산대에 서명부를 비치하고 고객들에게 서명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서명인원이 실시간으로 집계 되지 않아 전국 현황을 파악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지체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온라인 서명의 경우, 우리 단체에 문의가 와도 대한상의 홈페이지를 이용하라고 안내해준다. 따라서 이런 인원은 우리 쪽 서명인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는 “거리서명의 경우 여러 지역 조직에서 각각 서명을 받다보니 취합하는 데 시일이 걸린다”고 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온라인 서명은 대한상의가 만든 사이트가 공식사이트이기 때문에 각 경제단체 홈페이지에 대한상의 사이트를 링크해 뒀으며, 실시간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명은 대한상의가 각 협회로부터 제출받아 전체적으로 취합해 인원을 발표하다보니 시차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서명운동 ‘종착역’은 ‘경제활성화’
▲지난 해 9월 2일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의료민영화 저지, 공공의료 강화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보건의료를 재벌기업의 돈벌이 투자처로 만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폐기할 것”을 외쳤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서명운동의 최종 목표는 서비스산업발전법(서발법)과 노동4법의 국회통과다. 박 대통령이 서발법과 노동 4법을 내걸며 경제 개혁 드라이브를 건 데에는 서비스 발전에 대한 기대와 함께 노동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의중이 깔려 있다.
하지만 야당이 ‘의료민영화’와 ‘비정규직을 확대시키는 법’이라며 가로막고 있어 국회통과가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4.13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국회가 공전하고 있다.
서발법은 지난 2012년 수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3년째 표류 중이다.
이 법안은 일자리 창출 등 서비스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에게 자금지원과 세제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따라서 법안이 통과되면 자금, 인력, 기술, 창업, R&D 등 모든 분야에서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은 법안에 ‘의료’ 분야가 포함돼 있는 점에 반발하고 있다.
‘의료’와 ‘서비스가’ 결합될 경우, 병원은 영리 자회사를 세울 수 있게 되고,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의료법 개정안’도 실시될 확률이 높아진다. 보험사와 병원이 ‘복합 기업’이 돼 영리병원 형태의 병영경영지원회사(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보건의료 공공성을 보장하는’ 내용의 ‘수정 서발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노동개혁법안은 ‘파견법’이 쟁점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파견법은 중장년 일자리 법으로 일부 정치권이 주장하는 대로 파견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법만 처리하자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노동4법 처리를 촉구했다.
당초 정부는 파견근로자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법 등 노동 5법을 내세웠다. 그러나 뜨거운 감자인 기간제법에 제동이 걸리면서 4개 법안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파견법’에서 다시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파견법 개정안의 골자는 금형 등 뿌리산업과 55세 이상 고령자와 전문직의 파견을 허용하자는 것으로, 야당은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CNB=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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