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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총선 나선 공기업 수장들, 경영공백 어쩌나

‘총선출마 → 낙마 후 공기업 → 다시 총선출마’ 반복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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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강소영기자 |  2016.02.16 10:48:48

▲인천국제공항 박완수 전 사장(맨 왼쪽)과 한국지역난방공사 김성회 전 사장(가운데), 한국공항공사 김석기 전 사장이 4.13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를 앞두고 사퇴했다. 인천국제공항은 후임이 정해진 상태지만, 두 곳은 아직 사장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다. (사진=연합뉴스)

4.13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공기관의 기관장들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기다렸다는 듯이 뛰어들면서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기관들은 ‘선장 잃은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ALIO)’에 따르면,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려 임기 중 사퇴한 공공기관장은 모두 11명이다. 그 중 한국공항공사는 두 달 넘게 기관장 공석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CNB=강소영 기자)

공공기관장 11명 “금뱃지 달겠다” 사퇴
선거 때마다 ‘철새 정피아’ 현상 반복
국가인사위 구성해 출마 원천봉쇄해야

‘당내 경선에 참가해 몸값을 키워놔야 공기업 낙하산 자리 하나 얻는다.’

총선에 출마한 한 인사의 입에서 전해진 이 말은 정치권에선 ‘정석’으로 통한다. 공공기관장들은 대게 전문성보다는 임용권자의 ‘자기 사람 챙기기’ 책략에 의해 자리를 배정받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공공기관의 주요 자리가 낙하산으로 채워지다 보니 ‘총선출마→낙마 후 공기업→다시 총선출마’가 되풀이 되고 있다.

실제로 그간 많은 공공기관장들이 ‘철새’처럼 잠시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가 국회의원 입후보라는 꿈을 안고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그들이 날개짓을 하는 순간 기관은 순식간에 주인을 잃고 ‘식물 공공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공항공사는 김석기 전 사장의 지난해 12월 사퇴 이후 두 달째 사장 자리가 공석이다. 김 전 사장은 현재 경북 경주시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법률구조공단 곽상도 전 이사장도 취임 9개월 만에 사퇴해 대구 중·남구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인천국제공항은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의 정창수 전 사장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임명됐으나 취임 8개월 만에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이후 긴 공백 끝에 지난 2014년 10월 박완수 전 사장이 임명됐으나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세계 최고 공항’으로 칭송받던 인천국제공항이, 수하물 실종 대란 등의 사태까지 초래한 것은 시설 확장을 위한 2단계 투자가 필요했음에도 적기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을 지내고 사퇴한 김성회 전 의원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로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된 후 19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지난 2013년 10·30 재·보궐선거에서는 여당 원로이자 친박계인 서청원 의원에게 지역구를 양보했고 그 후 지역난방공사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지난해 12월 30일 사표를 냈다.

사회보장정보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축산물품질평가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도 기관장의 총선 출마로 새 기관장 공모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사장 공모 절차가 시작된 곳은 사회보장정보원과 축산물품질평가원뿐이다.

공기업은 스쳐가는 정거장?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별관에서 열린 ‘2015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각 공공기관장과 정부 관계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 이들 중 일부는 총선을 위해 수장의 자리를 사퇴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기관장들의 줄사퇴로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공공개혁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공공기관장들이 정치판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공기업 수장 자리는 ‘어차피 스쳐 지나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깊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철도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전직 공기업 간부 A씨는 “전문성을 갖고 해보려 해도 총선이 끝나면 어차피 바뀌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스스로 거취를 정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총선이 끝나면 자기 자리도 바뀌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 대표들의 평균임기가 채 2년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공행정과 공기업 경영이 선거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파행과 부실을 야기하다보니 공공기관장들의 각종 출마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 없이 잠시 머무르다 다시 정치판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철새 정피아(정치인+마피아)’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며 “출마에 나서는 공기업 간부들을 탓하기 전에 국가인사위원회 등을 구성해 이들이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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