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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칼럼] 내 아들과 남의 아들

Dr. 홍의 무명초 이야기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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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태연기자 |  2015.12.24 17:31:25


남편의 용도는? 콩깍지에 덮인 신혼 초에는 ‘사랑’의 대상이다. 그러나 1년여 사랑의 유효기간을 넘기면 공동생활 영위의 파트너로 변한다. 돈 벌어오고, 집안일을 처리하고, 아이의 아빠라는 건조한 짝이 된다. 삶에 지친 아내는 남편을 사랑에서 업무적 대상으로 보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모성애가 있는 여성은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남편, 아내, 아이의 행복을 추구한다. 만약 남편 관심이 아내와 아이의 범주에서 벗어나 확대된 가족 사랑을 꿈꾼다면 그저 좋게 만 보지는 않는다.

반면 남편은 세 가지 역할을 본능적으로 생각한다. 아들의 의무, 남편의 책임, 아이 사랑 실천이다. 아내와의 갈등은 남편과 아들로서의 역할에서 많다. 채널A는 2014년에 토크프로에서 시어머니들과 며느리들에게 두 가지 조사를 했다. ‘내 아들이 아닌 ‘며느리의 남편’이란 생각이 들 때와 ‘내 남편이 아닌 시어머니의 아들’이라는 생각이 들 때다.


이에 대해 시어머니는 ‘내게는 하지 않은 선물을 며느리에게 할 때’와 ‘과일을 며느리를 먹여줄 때’ 등을 들었다. 며느리들은 우선권을 무조건 시어머니에게 두는 남편의 행동을 서운하게 여겼다. 어린 아들을 키워온 어머니는 성장한 아들이 며느리에게 구속되지 않는 삶을 바란다. 정서적 애착이 그만큼 강하다. 따라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입장은 미묘할 수밖에 없다.

남자는 평생 두 여자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존재다. 남자는 결혼과 함께 눈치 보기를 한다. 아들, 남편, 아빠의 세 가지 역할을 위해 필사적으로 눈치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100점 맞기는 어렵다. 

남자의 두 여자에 대한 접근은 약간 차이가 있다. 여자가 잘못했을 경우다. 어머니는 이해하려고 하고, 아내는 설득하려고 한다.

이 같은 시각이 누적된 게 ‘남편은 남의 편’, ‘남편은 시어머니의 아들’이라는 말이다. 아내는 시간이 흐르면서 남의 아들 대신 내 아들에게 더 신경 쓴다. “그래, 남편은 내 아들이 아니잖아~”라고 적당히 놓게 된다. 여기에서 남자는 숨 쉴 틈이 생긴다. 

탈모치료도 내 아들과 남의 아들 논리가 적용된다. 본원에서 치료 중인 55세 L씨의 이야기다. L씨의 25세 아들은 1년 전에 치료를 받았다. L씨는 돈 때문에 아내와의 다툼이 있었고, 1년 후에 치료를 시작했다. 1년 전에 L씨는 아들과 함께 치료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돈이 부족했다. 그 때 아내가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은 하지 말고, 애만 병원에 보내요.” 

남편이 볼멘소리를 하자 아내가 돌직구를 날렸다. “당신은 남의 아들이고, 쟤는 내 아들이야.”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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