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터너상 수상자로 선정된 18명의 20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모인 ‘어셈블(Assemble)’의 ‘폴리 포 어 플라이오버(Folly for a Flyover)’. 우범 지역인 고속도로 다리 밑을 문화 공간으로 꾸민 작업이다. (사진=어셈블 홈페이지)
영국 리버풀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쇠락해 가는 공공주택 단지를 가꾸고 살려낸 젊은이들이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을 차지했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터너상 수상자로 18명의 20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모인 ‘어셈블(Assemble)’이 선정됐다. 개인이 아닌 단체가 터너상을 수상한 것은 터너상 31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들의 대표작은 리버풀의 오래된 공공주택 단지 개조 프로젝트인 ‘그랜비 포 스트리츠(Granby Four Streets)’다.
1900년대 노동자들의 주거지로 지어진 공공주택 단지는 1981년 폭동 이후 지방 정부가 재건축을 위해 집들을 사들이면서 주민들이 떠났다. 어셈블은 마을을 지키려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낡은 집을 수리하고, 빈집에 실내 정원을 만들고, 동네 시장을 만들면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터너상 심사위원들은 “젠트리피케이션(도시의 고급 주택화로 원주민이 떠나는 현상)과는 반대의 지점에서 재건, 도시 계획, 개발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라며 “예술과 디자인, 건축에서 공동 작업이라는 오랜 전통에 의지해 공동체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대안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