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트위터 등 사이버 공간에서는 ‘탕탕절’과 관련한 논란이 화제가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된 10.26을 ‘탕탕절’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과 그것이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는 주장이 치열하게 대립한 것.
‘탕탕절’을 옹호하는 측의 주장에 따르면, 10월 26일은 1909년 하얼삔 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일본 총리대신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날이다. 또, 고 박정희 대통령이 궁정동 안가에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게 암살당한 날이기도 하다.
이들은 “피살당한 두 사람 모두 민족의 악적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이 죽은 것은 축하해 마땅한 일”이라며 “탕수육, 설렁탕, 매운탕 등 ‘탕’자가 들어가는 음식을 먹으며 기념하자”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을 전후해 진보 성향의 네티즌들은 탕수육과 김재규의 사진을 활용한 다양한 패러디 이미지를 양산하며 탕탕절을 즐겼다.
반면, 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은 ‘탕탕절’에 심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박정희가 죽었다고 탕탕절이면, 그럼 노무현이 죽은 날을 ‘운지절’, ‘중력절’로 불러도 된다는 얘기냐?” “탕탕절이 이렇게 진보층이 신나하는 날이었다면 중력절에 더 재밌게 놀 걸 그랬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독재자가 암살당한 사건을 두고 나라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느니 하는 것도 우습지만, ‘탕탕절’이라는 자극적인 네이밍으로 사람의 죽음을 희화하는 것도 불편하다”며 양측에 모두 비판적인 주장도 있었다.
탕탕절 논란에 대해 한 네티즌은 “지난해부터 10.26을 탕탕절로 부르자는 주장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 반향이 한층 커졌다”며 “국정교과서 강행 등으로 인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다보니 일어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