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아이들을 자신의 자녀로 입양해 사찰에서 키워 ‘동자승들의 아버지’로 불리웠던 60대 승려가 지난 수년간 성폭행을 저질러온 혐의로 구속됐다.
전남 장성경찰서는 2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승려 A(62)씨를 구속했다. A씨는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처지였던 B양을 입양한 후 자신이 주지로 있는 장성의 한 사찰에서 키우면서 수년 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그동안 미혼모 자녀 등 갈 곳이 없는 수십 명의 아이들을 사찰에서 돌본 것으로 조사됐으며, 현재 이 사찰에는 B양을 포함해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총 23명(남 19·여 3)이 생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들을 모두 정식 입양해 인근 학교에 보내고 사찰에서 함께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찰은 1995년 산 중턱에 660㎡ 암자 한 채로 시작해 20여년 간 규모를 키워왔다. 동자승이 많은 절로 세간에 알려지며 개인 및 후원단체의 기부와 봉사활동이 이어졌고 방송 프로그램에도 방영됐다. 하지만 장성군은 2008년 이 사찰을 무허가 아동복지시설로 적발해 해산 명령을 내렸고, 사찰 측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며 일부 동자승은 친부모나 다른 복지시설로 보내졌다.
A씨는 이후 동자승들을 친자로 입양해 성폭력 등 범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인근 시설에서 임시 보호 중인 다른 아이들 가운데 일부가 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어 지자체 등과 협의해 조치를 취하는 한편 A씨의 여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