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전경(사진=CNB)
새누리당 비박계(비박근혜) 정병국 중진의원과 친박계(친박근혜) 이정현 최고위원이 17일 위헌 논란을 빚은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앞서 지난 15일 정의화 국회의장은 논란이 된 부분 중 정부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한다’는 문구에서 ‘요구’가 ‘요청’으로 수정한 국회법 개정안을 정부로 이송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청와대가 거부권을 시사하면서 정치권의 갈등이 일촉즉발 위기에 빠져 있다. 비박계 측은 메르스 정국 상황에서 청와대가 거부권 시사한 데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친박계 측은 개정안이 강제성을 줄인 것이 아니라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17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갈등은 바로 드러났다.
정병국 의원은 이날 “87%의 여야 합의에 따라 통과된 법임에도 일각에서, 특히 청와대에서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에 국회의장의 중재 하에 여야 합의로 수정안을 만들어 정부로 이첩하는 등 국회에서는 나름대로 성의를 다했다”며 “이 문제를 갖고 일각의 청와대 비서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도저히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들의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지금은 우리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인데, ‘글자 하나에 그쳤을 뿐이니 어쩌느니’ 하는 식으로 입법부를 비아냥거리는 것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문제는 더는 이런 식으로 처리되거나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법이 문제가 있다면 헌법쟁의 소송을 하는 등의 절차를 밟으면 된다”며 “이 문제로 정치판을 깨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만약 이렇게 정치판이 깨진다면 메르스 사태로 인해 무너져 내린 경제 현실을 어떻게 해소하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좋든 싫든 야당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데 과연 그게 원활하게 될 것이며, 당내 분란과 당청 간 갈등은 어떻게 풀어가려고 하느냐”면서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길 우리 당 지도부나 청와대에 간곡하게 말씀드린다. 현장의 국민 소리를 우리가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반면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건(국회법) 정권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 당청 간의 문제가 아니다. 14대 국회에서부터 금년 5월 2일에 이르기까지 선배국회의원이 모두 똑같이 다뤄왔다”며 “이번에 결론을 내지 않는 경우는 딱 한가지다. 위헌요소가 있다는 것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다 똑같이 다뤄졌고 이런 조항이 거론됐지만 만들지 않은 이유 딱 하나”라며 “국회가 헌법을 위반하고 위배하는 법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 때문에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법을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만들고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고 던질 수 있느냐”며 “법을 만들어서 넘기면 집행할 행정부와 온 국민에게 다 해당되는데 애매모호하게 만들어서 독려하면 입법부에 대해 신뢰를 가지겠는가”라며 수정된 국회법 개정안도 위헌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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