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30일 경기도 연천군 연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2015 투르드 DMZ 평화누리길 자전거 퍼레이드'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의 ‘연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그의 연정은 ‘연합정부’가 아닌 ‘연합정치’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 직후 인터뷰를 통해 독일식 연정을 언급하며 “통합의 정치인 연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경기도지사 출마 당시 야당에 사회통합부지사 추천을 제안했다. 취임 후에는 여야가 참여하는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연정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일년이 다 돼 가는 현 시점에서 연정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우선은 경기연정에서 시군연정, 예산연정, 광역연정으로 확대하는 등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연정은 지난해 8월 생활임금조례 추진 등 20개 실행과제를 담은 연정합의문을 발표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사회통합부지사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기우 전 국회의원이 취임하는 등 남 지사는 출마 당시 내걸었던 공약을 지켰다.
사회통합부지사는 보건복지국 등 인사권과 5조9000억원에 달하는 예산편성권, 도 산하 6개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추천권을 갖고 있다. 실질적으로 도지사의 권한을 나누는 분권형 권력구조를 이룬 셈이다.
남경필 지사는 사회통합부지사로 대표되는 ‘경기연정1.0’으로 시작해 도와 시군간 예산편성 공조체계를 강화하는 ‘경기연정 2.0’을 넘어섰다. 지난 4월에는 최문순 강원지사를 만나 ‘경기·강원 상생협력 협약(MOU)’을 체결하며 ‘경기연정 3.0’까지 끌어올렸다.
남 지사의 연정 선언 이후 경기도는 지난 4월 도내 31개 시장군수가 한자리에 모여 화성 공동화장장을 논의하는 등 4개 안건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하는 성과를 거두며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연정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다.
새정치연합 소속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은 올해 1월 2일 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경기연정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소통과 정신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에는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위원장이 “경기도 발전에 여당과 야당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남 지사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슈뢰더 전 독일 총리도 남 지사의 연정에 애정 어린 조언을 쏟아냈다. 슈뢰더 전 총리는 “경기도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정당을 초월한 연정을 한다고 들었다”며 “연정은 상호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의 연정이 탄탄대로만 달리는 것은 아니다. 최근 경기도의원들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기능 강화에는 찬성하면서도 상임위화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남 지사의 연정에 제동이 걸리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도의회 혁신 및 지방분권강화 특별위원회 여론조사 결과, ‘연정이 의회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되고 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의원이 55%를 차지하는 등 아직 넘어야할 산은 많다.
남경필 지사는 차기 대선부터 ‘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연정에 대한 굳은 열의를 보이고 있다.
2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얼마 전 고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에서도 극심한 갈등을 보였다. 우리 대한민국 안에서도 통합을 못하면서 남북통일이 되겠느냐”라며 “통합되려면 큰 정치의 구조가 바뀌어야 하고 그걸 위해서는 이번 대통령 선거부터 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는 출마 가능성이 없다. 지금은 경기도정을 멋지게 함께 하면서 해나가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꼭 제가 출마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연정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의 연정은 2005년 여소야대 상황에서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연정을 제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은꼴이기도 하다.
이제 일년 된 남 지사의 연정이 임기 마칠 때 ‘성공한 연정’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