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한해 70만명이 '슈퍼박테리아(항생제내성병원균)' 로 사망한다. 항생제에 저항하는 '슈퍼박테리아' 가 급증하고 있다. 해결책이 없다면 2050년경에는 매년 1천만 명 이상이 사망할 것으로 영국 정부는 전망했다.
UNIST(총장 조무제) 로버트 미첼(Robert J. Mitchell) 교수(생명과학부) 연구팀이 항생제가 아닌 자연계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로 '슈퍼박테리아' 를 제압하는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연구팀에는 UNIST 김철민, 남덕우 생명과학부 교수도 참여한다.
항생제는 병원균에 의한 감염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이다. 하지만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면 병원균이 항생제에 스스로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더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가 생성한다.
미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델로비브리오 박테리오보루스(Bdellovibrio bacteriovorus)' 라는 포식성 박테리아를 이용해 '슈퍼박테리아' 를 제거할 계획이다. '델로비브리오 박테리오보루스' 는 다른 병원균에 침입해 이를 파괴하는 포식성 박테리아로 '슈퍼박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포식성 박테리아가 체내에서 다양한 병원균을 제거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환자에게 미칠 수 있는 부작용과 기존 항생제와 마찬가지로 내성이 생기는지 여부를 중점 연구할 계획이다.
미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기존 항생제를 대신할 새로운 개념의 항생물질을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 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전 세계를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 치료에 기여할 것이다" 고 말했다.
공동 연구팀은 올해 美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이하 DARPA)' 의 '병원균 포식미생물 프로그램(The Pathogen Predators program)' 에 선정돼 3년간 총 12억원을 지원받는다.
DARPA는 포식미생물과 병원균과의 관계를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기 위해 '병원균 포식미생물 프로그램' 을 운영 중이며, 전 세계에서 UNIST 연구팀을 포함해 총 3개 연구팀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CNB=권이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