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IMO)의 제68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런던 IMO 본부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는 총 120여개 회원국 및 60여개 정부·비정부간 기구 1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한국의 차세대 선박평형수처리설비 등 한국의 4개 제품을 포함해 각국의 평형수처리설비 기본승인 5건, 최종승인 1건을 확정지었다. 또, 국제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개정안을 채택해 북극항로 상용화를 위한 국제기준인 '극지해역 운항선박 안전기준(이하 Polar Code)' 을 2017년 1월 1일부터 강제 시행키로 결정했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주입하거나 배출하는 물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가 간 생물이동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기준에 맞게 평형수를 처리해 배출토록 하는 국제협약(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이 조만간 발효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현(現) IMO 기준보다 1천배 강화된 차세대 선박평형수처리설비 1개 제품(테크로스 ECS-HYBRIDTM)을 포함한 한국의 총 4개 제품(엔케이 1건, 테크로스 3건)이 국제해사기구(IMO)의 기본승인을 획득했으며, 앞으로 IMO 최종승인과 정부형식승인의 추가 절차를 거쳐 선박평형수 세계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 국가의 기술개발로 점점 치열해지는 선박평형수 세계시장에서 한국이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선박평형수처리설비와 같은 차별화된 기술개발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위한 첫 번째 단추를 채운 것이다.
또, 해수부는 IMO가 선박평형수처리설비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추진 중인 국제 형식승인지침서(G8) 개정 작업의 중간결과가 발표됐다며, 개정작업이 한국 내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세계시장 주도권 선점에 민감한 사안이므로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개정 작업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극지해역 운항선박 안전기준(이하 Polar Code)이 2017년 1월 1일부터 강제 시행됨에 따라 선박의 북극항로 상용화를 위한 국제적 안전기준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Polar Code는 현행의 국제해양오염방지협약과 비교해 선박의 이중선체요건 확대, 선박으로부터의 유성잔류물 배출 전면 금지 등 선박의 구조, 설비, 운항 측면에서 총 17개의 강력한 추가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Polar Code를 수용한 한국 내 기준을 마련하고, 북극항로 안전항해를 위해 조선 및 해운업계와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 한국 IMO 사무총장 후보자(부산항만공사 임기택 사장)가 교체 수석대표로 참석해 한국이 제출한 의제 10건을 포함한 주요사항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덴마크, 필리핀, 사이프러스, 케냐 등 타 국가의 후보자도 회의에 참석하는 등 이번 6월 30일 IMO 총회에서 있을 사무총장 선거의 사전 열기도 뜨거웠다. 임기택 후보자는 회의 기간 중에 한국 주영 대사가 IMO 주요 이사국(아시아, 유럽, 북중미, 아프리카) 대사를 초청한 만찬에 참석해 지지교섭 활동을 이어나갔다.
(CNB=권이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