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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35주년] 기껏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놓고도 하나가 되지 못하나

제창과 합창 놓고 편견과 고집 못버려…'님'에 대한 해석도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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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정숙기자 |  2015.05.18 16:11:03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 35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내빈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임을 위한 행진곡(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놓고 정치권이 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18일 열린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은 두 군데로 나뉘었다. 국가보훈처가 개최한 기념식은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5월 3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은 같은 시각 5·18 묘지에서 10㎞ 이상 떨어진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이 이처럼 둘로 나뉘어 진행된 것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 때문이다. 정부 주관 행사에서는 제창이 아닌 합창을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김영삼정부 때인 1997년 5·18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지난 2008년까지는 본행사에서 제창됐다. 하지만 지난 2009년부터 합창단이 부르는 합창 형태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정부와 5·18단체들이 갈등을 겪으면서 급기야 행사도 둘로 나눠지게 됐다. 이날 기념식에서 새누리당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합창이 시작되자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따라 불렀다.

김 대표를 비롯해 이정현 최고위원,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김영우 수석대변인 등도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않는데 대해 보훈처는 ‘국민 통합 저해’를 이유로 들었다. 앞서 지난 14일 보훈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예년과 같이 공식 식순인 기념공연에 포함해 합창단이 합창하고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1991년 황석영, 리춘구(북한 작가)가 공동 집필해 제작한 북한의 5·18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 배경음악으로 사용됨으로 인해 노래 제목과 가사 내용인 ‘임과 새날’의 의미에 대해 논란이 야기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작사자 등의 행적으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계와 양립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어 제창시 또다른 논란 발생으로 국민 통합에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순국 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 없이 ‘민주 열사에 대한 묵념’만 하고 애국가 대신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정부 기념식에서 부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 뿐 아니라 4·3 희생자 추념식의 ‘빛이 되소서’, 6·10 민주항쟁 기념식의 ‘광야에서’를 합창 방식으로 부른다는 점을 들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은 정부 기념식 관례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여당 내에서도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의화 의장은 “정부가 조금 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내가 생각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의 ‘님’은 광주정신”이라고 해석했다. 

전날 광주에서 물세례 봉변을 당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정 의장과도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것은 제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현 정부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과 관련시켜서 5·18을 이념적으로 가두고 지역적으로 고립시키려 한다”며 “5·18의 위대한 역사를 지키는 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주사파 출신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보훈처가 ‘님’이 마치 김일성인 것처럼 왜곡시키고 있다”며 “보훈처가 부정적인 인식에 편승해 종북 덧씌우기 행동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앞장선 박 보훈처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같은당 김진태 의원은 “작가 황석영이 김일성에게 하사받은 25만 달러로 이 노래를 편곡해 영화를 제작할 때는 반미 선동이 목적이었다”면서 “80년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열망하며 부르던 그 노래와 지금 불순한 의도를 가진 이 노래는 다르다. 애국가도 기념곡으로 지정되지 않은 마당에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았다. 

이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는 최경환 총리대행이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첫해 기념식에 참석했다. 역대 대통령 중 재임 기간 이명박·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 차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매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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