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측근인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와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의 밀약이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여야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추 전 비서관은 2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노씨와 이 전 의원, 두 사람 간 핫라인이 만들어진 건 대통령선거 전인 2007년 10월이었다"며 "이른바 '형님 라인'에서 논의된 건 특별사면뿐만이 아니다. (MB 연루설이 돌았던) BBK 사건 수사, 노 대통령 주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한 조율도 있었다"고 말했다.
추 전 비서관은 "형님 라인을 통해 '노무현 정부는 BBK 수사에 개입하지 않고, 정권을 인수할 MB 측은 전직 대통령을 수사하거나 구속시키지 않는다'는 내용의 밀약도 체결됐다"고 주장했다.
추 전 비서관에 따르면 이 밀약은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터진 광우병 쇠고기 논란에 따른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파기됐고, MB 정부는 2008년 7월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추 전 비서관은 논란이 되는 특별사면에 대해 "형님 라인의 메인은 '핵심 수사'에 대한 의견 조율이었지, 사면은 곁가지에 불과했다"며 "대의를 위해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에 대한 사면을 노씨에게 부탁해 성사시켰지만, 정작 나는 사면 이후 양 전 부시장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사면은 형님 라인을 통한 요청 대상이 아니었다"며 "다만 어떤 라인을 통해 성 전 회장의 사면 요구가 들어왔다고 해도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대표가 사면 과정을 몰랐다는 건 100%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상득 전 의원과 노건평 씨 측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28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성 전 회장을 꼭 챙겨야 했다면 (얼마 안 있으면 대통령이 돼서) 특별사면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얼마든지 있는데 왜 위험부담을 안고 하겠느냐. 다들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한다"며 "추 전 비서관 같은 경우 MB 정부 하에서 여러 가지 법적인 어려움을 겪은 분이라 여러 각도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과거 정권 간의 정권 인수과정에서 내막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추 전 비서관이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사람인지 의심스럽다"며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가야 할 부분이고,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할 수 있는 내용인데 그런 부분을 추 전 비서관이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고 인정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