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요 애니메이션이 그려진 서울 버스(사진=CNB)
서울시가 공공재인 대중교통요금을 인상한다고 한다. 지난 2012년 서울 지하철과 버스요금이 150원씩 인상된 이후 3년만이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전날 임시회 교통위원회에 상정된 ‘대중교통 요금조정 의견청취안’을 심의한 결과 지하철 요금은 200원(1250원.카드결제 기준), 마을버스는 150원(900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또 지선버스는 150원(1200원), 광역버스는 450원(2300원), 순환버스는 250원(1100원)씩 인상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 서울시 대중교통요금 인상안이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다음달 물가대책위원회를 거치면 6월부터 대중교통요금은 대폭 오르게 된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해 12월 대중교통 요금을 2년마다 한 차례 인상할 수 있도록 조례에 명문화한 바 있다.
시는 요금인상에 대해 노후시설 개선과 운영 적자 축소, 기사들의 처우 문제 등을 들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가 ‘졸속 심의’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6일 시가 시의회에 대중교통요금 인상 의견 청취안을 회부하고 17일에 교통위에 배정한 뒤 주말을 지나 사실상 하루 만에 안건을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제출된 대중교통요금 인상안은 시의회에서 3개월 만에 통과시켰다. 당시 다수당이 민주당이었던 점을 봤을 때 정치논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또한 서울시 교통요금 인상은 타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요금 인상을 주도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인천시는 22일 인천지역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오는 7월부터 200원씩 인상하는 내용의 대중교통 운임조정 검토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버스요금 인상 폭도 다음 달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0월, 서울시는 택시요금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택시기사들의 처우와 서비스개선이 명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승차거부가 여전해 승객과 기사 모두 불만이 상황이 지속되기도 했다.
서울시의 요금인상과 관련해 이상욱 광진구의원은 22일 CNB와 대화에서 “서울시가 3년만에 최대 450원을 올리는 요금인상안은 적절치 않다”며 “서민들의 이동수단이자 필수품이 된 대중교통은 대체할 타 수단이 없으므로 서민들의 지갑을 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을 봤을 때도 인상수준이 과할 뿐 아니라, 박원순 시장 재임 4년 동안 두 번의 인상은 서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며 “박 시장의 이러한 공공성을 띄는 요금인상에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도 갖게 된다”고 꼬집었다.
담뱃값 인상 등에 있어 ‘서민증세’를 외치던 정치권은 정작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인상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중교통요금이야말로 물가상승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서울시는 요금인상폭을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