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과 시민들은 전날 시청광장에서 추모제를 연 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의 즉각적인 인양’ 등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 방면으로 가려다 차벽 등으로 저지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의 해산 작업에 의해 10명이 연행되는 등 추모제 참가자들은 대부분 해산했지만 유족 55명과 시민단체 회원·학생 15명은 광화문 앞에서 밤샘 연좌농성을 벌였다.
유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합당한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마치 공공의 적처럼 취급했다”며 전날 경찰의 진압을 비판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어제 집회에서 단원고 박성복 군의 어머니 권남희씨가 경찰에 떠밀려 쓰러지면서 갈비뼈 4개가 부러지고 그 중 일부가 폐를 찔러 피가 고이는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권씨를 강북삼성병원으로 후송됐다가 현재 안산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해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119를 불렀지만 경찰 차벽으로 구급차가 진입하지 못해 30분간 후송되지 못하다 나중에 들것으로 옮겼다”며 “경찰 차벽에 의한 2차 피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119 경위서를 보면 부상자는 화분에 부딪혀 다친 것으로 되어 있다”며 “화분에 부딪힌 경위는 현재 파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전날 배치됐던 광화문 일대의 차벽을 다시 좁히는 과정에서 농성을 벌이던 유가족 등과 경찰이 또다시 일부 물리적인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들에게 5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한 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전원 연행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